(춘천 육림고개) 피아노가 놓인 경양식집, 영석돈가스
육림고개 부근 골목, 주택을 개조한 가게 안쪽에는 뜬금없이 오래된 피아노 한 대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3
- 골목
- 춘천 육림고개

육림고개 부근 골목, 붉은 벽돌 보도블록이 깔린 길을 따라가면 파란 셔터가 내려간 가게 하나가 보입니다. 간판에는 '돈가스, 생선까스, 함박스텍'이라고 적혀 있고, 그 아래로 음료수와 맥주, 칵테일까지 함께 판다는 노란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한 손님은 일요일 예배가 끝난 뒤 배고파서 지인들과 함께 찾아왔다고 적었는데, 육림고개 부근인 데다 골목 안쪽이라 주차할 곳은 따로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가게는 어르신 부부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택을 개조한 듯한 내부라는 인상을 남겼는데, 메뉴는 단순하지만 주문이 들어가면 즉시 조리하는 방식이라 더 신선하고 정성이 담긴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가게 자리는 2층인 듯 2층이 아닌 듯한 구조로, 차고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고 묘사했습니다.
노란 안내판에는 돈가스 메뉴 말고도 칼루아피즈, 카카오피즈, 파라다이스 같은 칵테일 이름이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경양식집이면서 가벼운 술자리까지 겸하는 구성인 셈인데, 안내판 하나로 두 가지 성격을 함께 짐작하게 하는 가게는 흔치 않습니다. 사장님 전화번호까지 안내판에 큼직하게 적어둔 모습도 오래 장사해 온 동네 가게다운 인상을 더합니다.


육림고개의 번듯한 상점가를 지나 한 골목 더 들어가야 나오는 위치라, 지도를 미리 찍어 두지 않으면 헤맬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이어지는 걸 보면, 오래된 간판과 소문만으로도 충분히 찾아올 이유가 되는 가게인 듯합니다.
올라가면 대표 메뉴인 '영석이 수제돈까스'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장님 이름을 그대로 내건 메뉴라는 점이 이 집의 오래된 역사를 짐작하게 합니다. 내부에는 테이블과 소품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데, 그 손님은 안쪽 독립된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고 적었습니다. 좁지만 알차게 채운 공간이라는 인상이 사진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창가에 놓인 오래된 피아노입니다. 경양식집과 피아노라는 조합이 낯설면서도, 세월이 묻은 가게의 분위기와는 묘하게 어울립니다. 체크무늬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과 낡은 건반이 함께 담긴 모습은, 메뉴판만으로는 알 수 없는 이 가게만의 내력을 짐작하게 합니다.


벽을 가득 채운 오래된 소품들도 눈길을 끕니다. 장식장에는 작은 인형과 옛날 찻잔 세트가 뒤섞여 놓여 있고, 자개 느낌이 나는 나무 테이블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런 공간에서 돈까스 한 접시를 받아 들면,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러 온 게 아니라 누군가의 오래된 거실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이 든다는 손님의 감상도 이해가 갑니다.
번화한 거리는 아니지만, 골목 안쪽까지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이런 디테일에 있는 듯합니다. 프랜차이즈 경양식집에서는 볼 수 없는, 한 가정집이 그대로 가게가 된 듯한 풍경과 어르신 부부의 손끝에서 나오는 음식이 함께 있는 자리입니다. 육림고개 쪽에서 걸음을 조금 더 옮길 수 있다면, 이 골목까지 들어가 볼 만합니다.
영석돈가스
경양식·돈까스주택을 개조한 듯한 내부에서 어르신 부부가 운영하는 경양식 돈까스집입니다. 창가에 놓인 오래된 피아노가 눈에 띕니다.
주문 즉시 준비하여 더욱 신선하고 정성이 담긴 음식
-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춘천로151번길 5-1 (운교동)
- 영업
- 11:00-21:00 (매주 월요일 휴무)
- 비고
- 노부부 운영 · 골목 안쪽 위치로 주차 공간은 따로 찾아야 함 · 음료·맥주·칵테일 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