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육림고개) 육림고개 토박이, 서민주막의 동태찌개
이름부터 '서민'을 내건 선술집입니다. 마가리고개라 불리던 시절의 좌판 장사를 떠올리게 하는, 투박하고 칼칼한 한 그릇.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05
- 골목
- 춘천 육림고개

육림고개는 본래 마가리고개라 불렸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군복과 미제 물건을 팔던 중앙시장이 커지면서, 좌판 장사가 고개까지 번져 올라왔다고 전해집니다. 서민주막이라는 이름은 그 좌판의 정서를 그대로 물려받은 듯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든든한 한 끼, 이 집의 동태찌개가 딱 그렇습니다.
방문한 손님은 이 집의 동태찌개가 엄청 칼칼하면서도 밥맛이 진짜 좋은 집이라고 적었습니다. 갓 지은 밥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순수 백미로만 지은 밥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냐며 놀라워했습니다. 국물 한 숟가락에 밥 한 술을 뜨면, 자극적인 매운맛이 아니라 속이 뜨뜻해지는 칼칼함이 올라옵니다. 맵게 먹고 싶은 날, 그러면서도 자극적인 건 싫은 날 생각나는 메뉴입니다.

메뉴판을 보면 동태찌개 말고도 고기 동그랑땡, 감자전, 호박도래전, 모둠오뎅탕처럼 투박한 안주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막걸리 종류도 여러 가지라, 국순당 쌀막걸리부터 지역 막걸리까지 고를 수 있습니다.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책정돼 있어서, 야장에 앉아 가볍게 한 잔 기울이기 좋은 자리로 꼽힙니다.
이 가게가 있는 고개 아래쪽에는 육림고개 임시 무료주차장이 있습니다. 시의 땅 소유자가 무상으로 제공해 조성한 자리라, 차를 가져가도 부담이 적습니다. 1967년 고개 아래 육림극장이 생기며 고개 이름 자체가 바뀌었을 만큼, 이 일대는 오래전부터 사람이 모이고 먹고 마시던 자리였습니다. 서민주막은 그 흐름 속에서 가장 투박한 방식으로 그 전통을 잇고 있는 가게입니다.


청년몰의 세련된 간판들 사이에서 서민주막은 조금 다른 결을 가진 가게입니다. 화려한 인테리어보다는 칼칼한 국물 하나로 승부하는 자리. 청년 상인들의 가게가 들어서고 빠지기를 반복하는 동안에도, 이런 투박한 선술집이 한 켠에서 꾸준히 사람을 불러 모은다는 사실이 이 고개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가게 이름에 '서민'이라는 말을 그대로 내건 것부터가 이 집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와 한 끼 뜨끈하게 먹고 가라는 뜻입니다. 거창한 설명 없이도 메뉴 하나하나가 그 말을 증명합니다. 화려한 플레이팅 대신, 뜨거운 뚝배기 하나가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 모든 손님이 같은 표정을 짓게 됩니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배부르게 먹고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이 가게를 꾸준히 찾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청년몰이 생기기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이 고개를 오르내리는 사람들에게 허기를 채워주는 역할은 이런 선술집들이 해왔습니다. 간판이 바뀌는 속도와 무관하게, 뜨거운 국물 한 그릇을 원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좌판에서 시작된 이 거리의 허기짐을, 서민주막은 지금도 가장 투박한 방식으로 채워주고 있습니다.
서민주막
선술집·찌개동태찌개와 투박한 전·안주를 내는 육림고개의 선술집입니다. 막걸리 종류가 다양합니다.
동태찌개가 엄청 칼칼하고 밥맛이 진짜 좋은 집
-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중앙로77번길 일대 (육림고개)
- 비고
- 야장 좌석 있음 · 인근 무료주차장 이용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