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육림고개) 고개 정상의 수수께끼, 올챙이국수
올챙이국수에 올챙이가 들었게, 안 들었게? 간판에 적힌 이 질문 하나로 수십 년을 버텨온 가게가 고개 꼭대기에 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05
- 골목
- 춘천 육림고개

육림고개 정상에 다다르면 조그마한 가게 하나가 눈에 띕니다. 간판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올챙이국수에 올챙이가 들었게? 안 들었게?' 평소 올챙이든 개구리든 관심이 없던 사람도 이 문구 앞에서는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가게가 조금 허름한 걸 보니 꽤 오래전부터 있던 집인 것 같다는 짐작도 하게 됩니다.
답부터 말하면 올챙이국수에는 올챙이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쌀이 귀하던 강원도 산간지역에서 옥수수로 끼니를 잇기 위해 만들어 먹던 음식으로, 옥수수나 메밀을 갈아 앙금을 만들고 걸쭉하게 끓인 뒤 구멍 난 틀로 찬물에 내리면 짧고 둥글둥글한 면이 굳습니다. 그 모양이 물속의 올챙이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면이 뚝뚝 끊어지는 식감이라 젓가락보다 숟가락으로 떠먹는 음식입니다.

서울에서 춘천 여행을 왔다가 이 집을 먹어본 손님은, 여행을 다녀온 지 두 달이 넘도록 그 맛이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했습니다. 춘천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로컬 음식으로 이 집을 꼽을 정도로, 다시 먹으러 가고 싶다는 마음이 주기적으로 든다고 말합니다. 반면 공지천을 달리러 육림고개를 자주 지나던 또 다른 손님은, 이 집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정작 맛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같이 먹었던 어른들은 이 음식을 두고 맛으로 먹는 게 아니라 추억으로 먹는 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면 자체의 맛보다는, 쌀이 귀하던 시절을 지나온 사람들에게 이 국수 한 그릇이 떠올리게 하는 기억이 더 크다는 뜻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집을 찾는 손님 중에는 어릴 적 이야기를 나누며 숟가락을 뜨는 어르신들도, 난생처음 올챙이국수라는 이름 자체가 궁금해서 들어온 젊은 손님도 섞여 있습니다.


가게 앞에는 그날그날 받아온 면을 비닐봉지에 나눠 담아 쌓아두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포장도 하는 노포인 셈입니다. 입구에 걸린 간판 한쪽에는 'SINCE 1977'이라는 숫자가 작게 적혀 있습니다.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다는 안내 스티커도 낡은 철문에 붙어 있지만, 그런 소개 없이도 이 집은 청년몰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고개를 오르내리던 사람들의 걸음을 붙잡아 온 자리입니다.
청년몰의 간판들이 새로 걸리고 또 내려가는 동안에도, 이 집의 자리만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유행을 좇는 메뉴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있던 음식을 그대로 내는 방식이, 오히려 이 거리에서 가장 변하지 않는 기준점이 된 셈입니다. 간판에 적힌 수수께끼 같은 문구 하나가, 처음 온 사람도 오래된 단골도 같은 자리에 불러 모읍니다.
함께 나오는 전 요리들도 눈에 띕니다. 국수 한 그릇만으로는 허전하다는 손님들을 위해 곁들임 메뉴를 함께 파는데, 바삭하게 부친 전과 부드러운 면이 한 상에 놓이면 자연스럽게 젓가락과 숟가락을 번갈아 들게 됩니다. 강원도식 소박한 한 끼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구성입니다.
올챙이국수
향토 음식·노포옥수수와 메밀로 만든 올챙이 모양 면을 내는 강원도 향토 음식점입니다.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는 오래된 집입니다.
맛으로 먹는 게 아니라 옛 추억을 먹는 음식
-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중앙로77번길 38
- 비고
- 포장 판매 가능 · 육림고개 정상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