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육림고개) 한약방이었던 자리, 처방전이 된 카페
약장은 그대로 두고 메뉴만 바꿨습니다. 누구는 7년 만에 다시 찾아왔고, 누구는 방송을 보고 다음 날 바로 엄마 손을 잡고 왔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05
- 골목
- 춘천 육림고개

육림고개를 몇 번 오르내린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 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췄을 겁니다. 간판에는 '현대한약방'과 '카페 처방전'이라는 두 이름이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그 이유를 바로 알게 됩니다. 한약재를 담던 나무 서랍장이 벽 한 면을 그대로 채우고 있고, 서랍마다 한자가 빼곡히 새겨져 있습니다. 한약방을 허물지 않고, 그 위에 카페를 얹은 자리입니다.
메뉴판을 펼치면 또 한 번 놀라게 됩니다. 십전대보차와 쌍화차 같은 전통차 옆으로 커피와 에이드, 가래떡 추러스, 옛날 팥빙수까지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한방차 하나만 파는 곳인 줄 알고 들어왔다가, 메뉴가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다며 놀라는 손님이 많습니다. 각 차 이름 옆에는 효능도 짧게 적혀 있어서, 몸이 으슬으슬한 날에는 생강대추차를, 기운이 없는 날에는 십전대보차를 고르게 됩니다.


매장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좌식 테이블이 네 자리 정도 마련돼 있어서, 아이와 함께 온 가족도 편하게 앉을 수 있습니다. 테이블 간격도 넉넉한 편이라 혼자 와도, 여럿이 와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말린 꽃 한 송이가 꽂힌 유리병과 메뉴판이 놓여 있고, 그 너머로 육림고개의 오르막이 내다보입니다.
이 가게를 찾는 사람들의 사연은 저마다 다릅니다. 누군가는 호주로 떠나기 전 친구와 자주 오던 곳이었는데, 칠 년 만에 그 친구와 다시 찾아와 추억놀이를 했습니다. 맛도 분위기도 그대로였다고 합니다. 또 누군가는 춘천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에 이 가게가 나온 걸 보고, 자기도 몰랐던 곳이 발굴된 게 신기해서 다음 날 바로 어머니와 함께 왔습니다. 처음 온 사람과 몇 년 만에 돌아온 사람이 같은 약장 벽 아래 앉는 자리입니다.


겨울에 오면 뜨끈한 쌍화차가, 여름에 오면 시원한 에이드와 옛날 팥빙수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메뉴판인 셈입니다. 주차는 가게 앞에 차 두 대 정도 세울 수 있지만, 자리가 없으면 인근 명동 유료주차장이나 골목 주차를 이용해야 합니다. 명동 거리에서 중앙시장 방향으로 걷다가 왼쪽으로 돌아 고개를 오르면 자연스럽게 닿는 자리입니다.
한약방이었던 간판을 그대로 둔 선택이 이 가게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벽을 허물고 새 인테리어를 올렸다면 느낄 수 없었을 무게감이, 서랍장 하나하나에 쌓여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독특한 포토존이지만, 그 약장 앞에서 7년 만의 재회를 하거나 방송에서 본 곳을 직접 확인하러 온 사람들에게는 이 공간 자체가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메뉴 하나를 고르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 카페입니다. 전통차와 커피, 디저트까지 고를 게 많아서 처음 온 손님은 한참을 메뉴판 앞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그 고민의 시간마저도 이 가게가 주는 즐거움 중 하나로 꼽힙니다.
카페 처방전
한방차 카페한약방 인테리어를 그대로 살린 한방차 전문 카페입니다. 십전대보차·쌍화차 등 전통차부터 커피, 에이드, 가래떡 추러스까지 메뉴가 다양합니다.
한방차만 파는 줄 알았는데 커피, 에이드 종류도 판매하네요
-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중앙로77번길 23-4
- 영업
- 월-토 10:00-21:30 · 일 13:00-19:00
- 비고
- 주차는 가게 앞 소량 · 인근 명동 유료주차장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