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문구완구거리) 골목 안쪽, 문 열면 차고가 나옵니다
완구거리에서 말랑이를 다 고르고 나면 배가 고파집니다. 지도를 몇 번이나 다시 봐야 찾아지는 골목 끝, 네온 간판 하나가 그 저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4.17
- 골목
- 창신동 문구완구거리

창신동 문구완구거리에서 말랑이를 실컷 구경하고 나면 다음 순서는 대개 저녁입니다. 그런데 동묘가라지를 처음 찾아가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지도를 켜놓고도 여기가 맞나 싶었다는 것입니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는 지점이 나오고, 거기서부터 낮게 자리 잡은 작은 공간이 보입니다. 간판을 놓치고 그냥 지나쳐버렸다는 사람도 있었고, 초행길이면 꼭 지도를 자세히 보고 가라고 신신당부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깥에서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공간이 펼쳐집니다. 빈티지한 소품과 포스터가 벽 곳곳에 붙어 있고, 직접 오일파스텔로 그린 듯한 그림들이 메뉴 안내판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붉은 테이블과 색색의 의자, 벽에 걸린 모자들까지, 어느 하나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자리 구조가 방문할 때마다 조금씩 바뀐다고 적은 단골도 있었는데, 그래서 갈 때마다 새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곳의 정체성은 이름 그대로 차고입니다. 반지하처럼 낮게 자리한 공간에 오래된 소품과 장식이 더해져 레트로하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듭니다. 대표 메뉴는 디트로이트식 피자입니다. 두툼한 팬에 눌러 구워 가장자리가 바삭하게 올라오는 스타일로, 토핑을 아낌없이 얹은 시그니처가 특히 눈길을 끈다고 여러 사람이 적었습니다. 곁들이는 수제맥주에도 저마다 이름이 붙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차고의 낭만이라는 이름을 단 맥주를 유난히 아낀다고 적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주문은 테이블마다 놓인 표식을 찍어 직접 하는 방식입니다. 메뉴 하나하나에 설명이 자세히 붙어 있어서, 가짓수가 많은데도 고르기 어렵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원수대로 포크와 나이프, 숟가락이 접시 위에 가지런히 올라오고, 앞접시는 따로 챙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곁들여집니다. 손으로 뜯어야 맛있다는 안내문이 벽 한쪽에 붙어 있을 만큼, 격식보다는 편하게 즐기는 자리에 가깝습니다.


완구거리에서 이어지는 저녁
이 자리를 찾는 사람들의 동선은 신기할 만큼 겹칩니다. 완구거리에서 포차코 빗자루를 사러 왔다가 저녁을 먹으러 들렀다는 사람이 있었고, 아이와 한참 장난감을 구경하다가 갑자기 피자가 먹고 싶다는 말에 근처를 검색해서 찾아왔다는 가족도 있었습니다. 친구가 맛집을 잘 찾는다며 따라나섰다가 반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다들 완구거리에서 시작한 하루의 마지막 코스로 이곳을 골랐다는 점은 같았습니다.
다만 그 시간이 저마다 달랐습니다. 토요일 점심에 갔다가 자리가 다 차서 삼십 분 가까이 기다렸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일 저녁에 여유롭게 앉아 리뷰 이벤트까지 챙겼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웨이팅을 각오해야 하지만, 그 시간만 피하면 골목 안쪽 조용한 공간을 오래 붙잡고 앉아 있을 수 있는 곳입니다. 예약을 하고 가라는 당부가 여러 후기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동묘가라지
피자·수제맥주창신동 문구완구거리에서 멀지 않은 골목 안쪽, 반지하처럼 낮게 자리한 피자·수제맥주 가게입니다. 오래된 소품과 손그림 포스터로 채운 내부가 차고라는 이름값을 합니다.
여기가 맞나 싶은 골목 끝에서 만나는 힙한 공간
- 주소
- 서울 종로구 종로54길 17-10 1층
- 영업
- 매일 11:30 - 24:00 (라스트오더 23:30, 매장에 따라 23:00 안내되기도 함)
- 가격
- 디트로이트 피자 20,000 ~ 30,000원대 / 수제맥주 차고의 낭만 등
- 비고
- 주차 불가 / 네이버 예약 가능 / 테이블 QR로 직접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