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문구완구거리) 언덕 꼭대기, 문을 열면 홍콩이 있었습니다
창신동 절벽마을 가장 높은 자리, 중화요리 창창은 계단을 다 오른 사람에게만 문을 엽니다. 녹슨 철문과 홍콩 거리 표지판, 그 사이로 서울 전경이 펼쳐집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2
- 골목
- 창신동 문구완구거리

창신동 골목은 걸을수록 가팔라집니다. 문구완구거리를 지나 낙산 쪽으로 계속 오르면 길은 거의 계단에 가까워지고, 숨이 찰 즈음 녹슨 초록빛 철문 하나가 나타납니다. 문 위에는 한자로 嘗嘗, 그 아래 작은 글씨로 CHANG CHANG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창신12길 37, 중화요리 창창입니다.
찾아가는 길부터가 이 집의 일부입니다. 창신역 4번 출구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낙산 삼거리에서 내려 왼쪽 길을 따라 오르면 입구가 보인다고 적은 이도 있고, 동대문역에서부터 걸어 올라왔다는 이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마지막은 계단입니다. 문에는 작은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는 출입문이 아니니 3층으로 올라오라는 안내입니다.
처음 온 사람은 이 안내문 앞에서 한 번 멈칫하게 됩니다. 녹슨 철문이 가게 정문처럼 보이는데 정작 그 문은 열리지 않고, 옆 계단으로 돌아 올라가야 진짜 입구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계단을 오르며 창신동 지붕들이 점점 낮아지는 걸 지켜보는 과정 자체가 이 집을 찾아가는 절반이라고 적은 이도 있었습니다.


문을 넘으면 홍콩
계단을 다 오르면 풍경이 완전히 바뀝니다. 붉고 초록인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가 좁은 옥상 테라스에 놓여 있고, 머리 위로는 嘗嘗餐廳 네온 간판과 Temple Street, Lan Kwai Fong, Chang Sin Street라고 적힌 표지판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창신동의 옛 지명을 홍콩 거리 이름처럼 바꿔 놓은 장난입니다. 한 방문자는 건물 외관부터 내부까지 진짜 홍콩의 오래된 골목에 온 듯한 느낌이라고 적었고, 한자 간판과 조명, 오래된 건물이 어우러져 사진 찍기 좋았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이 자리가 특별한 건 풍경 때문만은 아닙니다. 창신동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이라 날이 좋으면 남산타워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마치 홍콩의 레트로한 골목길에 온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라고 쓴 이도 있고, 낙산공원 근처 언덕길이라 가파르지만 오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쓴 이도 있습니다. 골목길이라 주차는 어렵고, 마을버스 03번이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 선다는 안내도 함께 남아 있습니다.

웨이팅을 각오하고 가는 집
창신동 맛집 창창은 워낙 인기가 높아 피크 시간대가 아니더라도 늘 웨이팅이 있다고 적은 이가 있습니다. 대기 없이 들어가려면 캐치테이블로 미리 예약하는 편이 좋은데, 예약 시간대가 11시 30분과 17시 두 타임뿐이라는 점은 알아 두어야 합니다. 영업은 매일 11시 30분부터 21시까지이고, 15시부터 17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이며 라스트오더는 14시와 20시로 나뉩니다. 주차는 불가능합니다.
메뉴는 중화요리를 중심으로 합니다. 한 방문자는 소주 한잔과 함께 먹는 요리의 조합이 좋았다고 적었고, 또 다른 이는 꿔바로우와 사천탕면을 낙산 뷰와 함께 먹었다고 기록했습니다. 화려한 플레이팅보다는 자리 자체가 주는 경험이 이 집을 찾게 만드는 이유로 보입니다. 간판이 허름할수록 오히려 믿음이 간다고 적은 이도 있었습니다.
같은 테라스라도 시간에 따라 표정이 달라집니다. 낮에 오른 이는 구름 낀 하늘 아래 빌딩 숲이 또렷하게 보였다고 적었고, 노을이 질 무렵 도착한 이는 붉게 물든 하늘과 네온 간판이 함께 빛나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평일 오전에만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늘 이른 시간에 온다는 이도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사람이 적은 시간대의 고요함도 함께 기록돼 있습니다. 언제 오르든 이 옥상이 보여주는 서울은 매번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창창
중식당창신동 언덕 꼭대기에서 홍콩 거리를 흉내 낸 옥상 테라스를 가진 중화요리집입니다. 오르는 길이 힘든 만큼 풍경이 보상이 됩니다.
창신동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서울풍경과 뷰도 너무 좋았어요.
- 주소
- 서울 종로구 창신12길 37
- 영업
- 매일 11:30~21: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라스트오더 14:00·20:00
- 가격
- 요리류 2만원대 ~ (메뉴마다 상이)
- 비고
- 예약은 캐치테이블(11:30·17:00 두 타임만 가능), 주차 불가, 마을버스 종로03 이용
계단을 내려오며 돌아보면 嘗嘗이라는 두 글자가 다시 눈에 들어옵니다. 맛보고 또 맛본다는 뜻의 이름처럼, 이 언덕을 두 번 세 번 오르는 사람들이 이미 적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