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광교 카페거리) 계단을 내려가야 만나는 오봉베르, 진열대 앞에서 사람마다 다른 빵을 집었습니다
반 층 아래로 내려가면 카운터와 열린 주방이 보입니다. 파란 외관이 새하얗게 바뀐 뒤에도 같은 계단을 내려간 사람들이 크루아상 앞에서 서로 다른 답을 적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6.19
- 골목
- 수원 광교 카페거리

센트럴파크로127번길 142에 닿았다고 생각했는데 가게가 보이지 않는다면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닙니다. 주소는 지하 1층으로 적혀 있지만 건물 앞쪽에서 보면 1층처럼 서 있는 집이라, 지도 앱이 건물 뒤편으로 안내해서 한참 헤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뒤편에는 가게를 알아볼 표시가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처음 왔다는 또 다른 방문자도 '여기가 맞나?' 하고 잠시 당황했다가, 건물 오른쪽에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 것을 보고서야 안심했습니다. 반 층쯤 내려가면 카운터와 열린 주방이 눈앞에 나타난다고 하니, 계단이 보이면 제대로 오신 겁니다.
찾고 나면 입구에 빼곡히 붙은 블루리본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한 방문자는 8년 연속 선정이라는 문구를 보고 기대가 커졌다고 적었고, 비슷한 무렵 다녀간 또 다른 방문자는 이젠 블루리본이 셀 수 없는 지경이라고 썼습니다. 파란색이던 외관이 리모델링을 거쳐 새하얗게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두 사람이 나란히 전합니다. 예전 모습을 아는 사람은 옷 갈아입은 오봉베르가 더 예뻐졌다고 했고, 이번에 처음 온 사람은 프렌치 감성이 가득한 테라스와 외관이 눈에 확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빵 이야기로 넘어가면 손이 가는 자리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여러 번 다시 찾았다는 방문자는 초코 크루아상이 먹고 싶어 또 왔다가 초코 커스터드 크루아상과 카야 버터 크루아상, 애프리콧 얼그레이 파운드를 골랐고, 단 것을 즐기지 않는데도 초코 커스터드는 꼭 먹어보라고 권했습니다. 이 집은 크루아상을 통째로 주지 않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내어 준다고 합니다. 손으로 뜯지 않아도 되고 단면의 결이 그대로 보여서 여럿이 나눠 먹기에도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좋았다는 것입니다. 다른 방문자는 크루아상에 올리브 스틱과 뺑오쇼콜라를 더했고, 모양이 조금 아쉽게 나왔다며 직원이 따로 챙겨 준 스콘까지 받아 기분 좋게 나왔다고 썼습니다.
반면 같은 진열대 앞에서 다른 결론을 낸 사람도 있습니다. 여름 끝자락 토요일 오전 열한 시대에 세 개를 골라 담았다는 방문자는 크림오마스카폰이 든 빵이 가장 맛있어서 그것 하나 때문에 광교에 가면 또 들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오렌지 크림치즈는 페이스트리라기보다 소보로빵을 먹는 듯한 무거운 맛이었고, 빨미까레는 맛은 있어도 특별하진 않았다고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일부러 먼 곳에서 와서 굳이 고를 것까지는 없겠다는 말과 함께, 광교 3대 빵집이라는데 나머지 두 곳은 어디인지 궁금해했습니다. 오봉베르에서 처음 하나만 집어 든다면 이 사람이 다시 사러 오겠다고 한 크림오마스카폰부터 고르셔도 좋겠습니다.


앉아서 보낸 시간
빵만 사서 나오는 사람도 많지만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낸 사람들의 기록도 있습니다. 커피 원두가 프릳츠라는 것은 세 사람이 입을 모아 적었고, 그중 한 사람은 그 원두라면 맛이 없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카페 안은 크지 않지만 초록이 보이는 뷰 덕분에 커피 한 잔을 여유롭게 즐기기 좋았다는 방문자는 특히 테라스 자리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다만 공간이 그래서인지 사람들 대화 소리가 조금 울려서 들렸다고 하니, 조용한 대화를 원하신다면 자리를 고를 때 한 번 귀를 기울여 보세요.


더운 날에는 팥빙수를 시킨 사람이 있습니다. 하루에 카페를 두 곳 도는 날의 두 번째 자리로 이곳을 골랐다는 방문자는, 연유와 우유로 만든 얼음이 부드럽고 수제 팥이 듬뿍 올라가 있다고 했습니다. 팥알의 결이 그대로 보이면서도 진하고 덜 달아서 왜 빙수 맛집이라 하는지 알겠다고 했고, 콩가루를 얹고 연유를 뿌려 섞어 먹는 재미와 큼직한 인절미 떡도 반가운 점으로 꼽았습니다. 커피는 주문하면 자리까지 가져다주고 정리도 직접 해 주는 듯해서 카운터에 잔을 돌려줄 필요가 없었다고 하니, 일단 앉은 뒤에는 몸만 편히 두셔도 됩니다. 피넛크림라떼와 대파크림베이글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하니, 빵을 고르다 망설여진다면 이 두 가지를 눈여겨보세요.


언제 가느냐에 따라 오봉베르의 얼굴도 달라집니다. 주말 늦은 오후에 간 사람은 빵이 이미 많이 빠져 있었다고 했고, 오전 열한 시대에 간 사람은 진열대를 보고 세 개를 골라 담았습니다. 손님이 너무 많아 내부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영업은 오후 여섯 시까지이고 마지막 주문은 다섯 시 반이라, 마음에 둔 빵이 있다면 오전에 서두르는 편이 안전합니다. 쉬는 날은 글마다 조금 다르게 적혀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이 정기휴무라는 기록이 있는가 하면 휴무 요일이 없었다는 기록도 있으니, 월요일에 가실 계획이라면 나서기 전에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차를 가져가신다면 가게 앞 자리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주차장이 없다고 적은 사람이 있고, 건물 뒤편 길가에 세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카페거리 제1 공영주차장은 처음 한 시간이 무료인데, 열한 시부터 열두 시 사이가 가장 붐빈다고 했습니다. 열두 시 반쯤 도착해 조금 기다린 끝에 자리를 잡았다는 기록이 있고, 한 시가 넘으면 여유가 생긴다고 합니다. 제2 공영주차장은 오후 여섯 시까지 무료라는 안내도 있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블랑제리 오봉베르는 식사빵 위주의 2호점이고, 페이스트리류를 파는 이곳이 1호점이라고 하며 그쪽 주차장을 쓸 수 있다는 안내도 있으니,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더라도 크루아상이 목적이라면 계단을 내려가는 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누구는 계단 앞에서 잠깐 머뭇거렸고, 누구는 빵 몇 개를 들고 초록이 보이는 자리에 앉았고, 누구는 다음에 또 오겠다며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반 층 아래로 내려가는 몇 걸음이 이 집의 문턱이라면, 그 문턱을 넘은 사람들이 같은 진열대 앞에서 서로 다른 빵을 집어 들었다는 점이 오봉베르의 풍경일 것입니다. 가시는 날에는 오전이라면 주차장 자리부터, 오후라면 남은 빵부터 먼저 떠올려 보세요.
오봉베르
베이커리 카페반 층쯤 내려가면 카운터와 열린 주방이 보이는 크루아상 중심의 베이커리 카페입니다. 안쪽 자리는 크지 않고, 초록이 보이는 뷰와 테라스 자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오봉베르가 빵 맛집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어요.
- 주소
- 경기 수원시 영통구 센트럴파크로127번길 142 지하1층
- 영업
- 매일 10:00 - 18:00 (라스트오더 17:30) / 월요일 휴무 여부는 글마다 달라 확인 필요
- 가격
- 크림오마스카폰 5,800원 / 오렌지크림치즈 5,800원 / 빨미까레 5,400원 / 팥빙수 12,000원 / 아메리카노 4,500원
- 비고
- 가게 앞 주차장 없음 (카페거리 공영주차장 이용) / 원두는 프릳츠 / 건물 오른쪽 계단으로 지하 1층 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