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모퉁이에 고인 소리와 냄새, 계절에 따라 변하는 찰나의 빛을 담아낸 수필
이 거리는 걷기 좋으라고 만들어진 자리가 아니다. 물건을 나르는 트럭 한 대가 지나가면 사람들은 벽에 붙어 서야 하고, 어떤 가게는
대사관 담장이 이어지는 오르막을 걸어 올라가면, 해가 지는 시간 옥상 너머로 성북동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손끝으로 헤집은 카세트 더미에서 낯익은 글씨체 하나가 튀어나온다. 먼지 앉은 케이스 하나에도 누군가의 한 시절이 통째로 들어 있다.
낮의 로데오는 우드 톤 카페의 냄새로 걷고, 밤의 로데오는 네온 조명 아래로 걷는다. 같은 골목인데 시간마다 다른 얼굴을 내보인다.
화분 사이의 낮, 그늘이 길어지는 저녁, 불빛만 남는 밤. 회나무로를 걷는 동안 세 번쯤 다른 골목을 만난다.
밤리단길은 시간대에 따라 색깔이 바뀐다. 평일 오후의 아늑함, 주말 오후의 북적임. 그 사이 몇 시간에 이 거리의 공기가 몸으로 어떻
일산호수공원에서 걸어온 사람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라페스타로 흘러든다. 점심을 건너뛴 오후, 이 거리의 공기가 바뀐다.
헤이리 예술마을의 갈대광장에서 시작된 산책은 계획적인 것이 아니다. 발길이 이끄는 데로 따라가다 보면, 마을이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지
아이를 보내고 혼자 걷는 오전, 편백 향이 나는 카페, 가을이 오는 걸 국물로 알아채는 저녁. 이 골목이 가장 정직해지는 시간을 따라
광교 카페거리는 어디서 들어와도 호수공원이 보인다. 아침 햇빛이 물면을 밝히는 시간, 오후의 깊어지는 그림자, 저녁의 불이 켜지기 시
동편마을 카페거리는 무엇을 보여주는가. 햇살에 젖은 나무뷰도, 따뜻한 조명도 아닐 것이다. 다만, 이 골목을 걸으면서 무언가가 멈춰진
강풀 만화거리는 산책이 곧 독서가 되는 곳이다. 바닥의 별 모양을 따라 걸으며 명대사를 마주치고, 담벼락 위의 그림들을 한 페이지씩
낮에는 산책로이고, 밤에는 공연장이 되는 물. 한 지점을 두 번 걷는 것만으로 라베니체는 전혀 다른 거리가 된다.
이곳이 '핫플레이스'가 된 것은 한옥의 온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 안에 사는 사람들 때문이었을까.
저녁 여섯 시가 지나면서 이 골목은 발열한다. 골목의 온도를 읽는 가장 정확한 방식은 온도계가 아니라 음식점의 국물이다. 소주 잔에
골목에 들어서기도 전에 냄새부터 파고든다. 뜨거운 냄비 안에서 국물이 보글보글 끓고 있는 그 감각, 그리고 그것을 마주한 사람들의 얼
도봉산에서 내려오는 발길을 멈추는 곳. 천막 지붕 아래, 푸르게 흘러가는 계곡과 나무들이 창에 담긴다. 고소한 냄새로 채워진 테이블
정동길의 산책은 발걸음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 석조와 현대 건축이 만나는 지점에서, 근대 건물 틈새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따라가다 보
서래마을의 골목은 낮다. 그래서 걷는 사람이 가게 안을 들여다볼 수 있고, 가게 안의 사람이 거리의 행인을 볼 수 있다. 그 거리감이
낡은 건물의 벽면, 가파른 오르막, 그리고 돔 모양의 사원. 우사단길을 걸으면, 감각이 자꾸만 낡음과 새로움 사이를 오간다. 시간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2번 출구에서 골목으로 한 걸음만 들어서도, 세상의 결이 바뀐다. 귀에 들리는 말이 달라진다. 코에 닿는 냄새가
이화벽화마을은 사진으로는 완성된 장소처럼 보이지만, 발걸음을 다하는 동안 마주하는 것은 오직 감각이다. 골목의 조용함, 손잡이의 따뜻
낮 열시가 가까워 주변 상점들이 셔터를 내리고 있을 때, 어쿠스틱 기타 소리가 거리 한구석에서 울려 나온다. 인사동 거리의 밤은 그렇
명동 재미로를 걷는다는 것은 거울을 들고 다니는 것과 같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벽이 다른 색깔로 나타나고, 그 벽을 배경으로 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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