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로수길) 압력솥 뚜껑을 열자 김이 솟아오르는 자리, 화룡주점
샤로수길 안쪽 이자카야에서 사람들은 압력솥 곱도리탕과 계란토스트, 딸기막걸리를 나눠 먹습니다. 처음 온 손님과 네 번째로 찾아온 손님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기록을 겹쳐 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5.01
- 골목
- 샤로수길

화룡주점은 서울대입구역 1번 출구에서 샤로수길 메인 골목을 따라 끝까지 걸어야 나오는 자리에 있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간판을 못 찾아 골목을 한 바퀴 돌기도 하고, 몇 번 와 본 사람은 그 안쪽이라는 것만으로 길을 압니다. 밤이 되면 테라스 위로 알전구가 걸리고, 입구에는 그날의 메뉴를 적은 칠판과 메뉴판이 나란히 세워집니다. 유리문 안쪽으로 늘어진 넝쿨과 낮게 걸린 조명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사이로 이미 자리를 채운 손님들의 말소리가 골목까지 새어 나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회색 벽돌 벽과 그 위로 드리운 넝쿨, 낮은 조명이 이어집니다. 자리마다 태블릿이 놓여 있어 주문은 직접 화면을 눌러 넣습니다. 메뉴는 한식에서 시작해 분식, 일식, 양식, 중식까지 걸쳐 있어서 취향이 다른 일행과 와도 각자 고를 게 있습니다. 처음 온 사람은 화면을 넘기며 뭘 고를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고, 몇 번 와 본 사람은 이미 정해둔 메뉴로 곧장 넘어갑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주방에서 통째로 끓여 나오는 압력솥입니다. 뚜껑을 열면 김이 치이익 빠지는 소리와 함께 매콤한 냄새가 훅 끼치고, 그 등장만으로 옆 테이블의 시선까지 돌아갑니다. 압력솥 안에서 오래 고아내듯 끓여낸 대창과 닭고기는 입에 넣자마자 녹아내릴 만큼 부드럽다고 여러 사람이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곱창을 구운 것보다 물에 익힌 쪽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집의 곱창전골을 세 번 네 번 다시 찾아 먹으러 왔다고 적었고, 어떤 날은 양이 줄어든 것 같다며 계산할 때 사장님이 바뀌었는지 묻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다시 온다는 말이 뒤따르는 걸 보면, 이 골목에서 곱도리탕을 찾는 발걸음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안주 사이에도 뜻밖의 조합이 있습니다. 계란과 치즈를 올려 구운 토스트 한 접시와, 얼린 딸기가 동동 뜬 막걸리 한 잔이 나란히 놓입니다. 토마토를 설탕에 절인 사이드도 있어서, 자극적인 안주 사이에 입가심할 자리를 만들어 둡니다. 화장실은 리모델링해 깨끗하고, 카운터 옆에는 휴대폰을 충전할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 1차로 식사를 겸해도, 2차나 3차로 술만 마시러 와도 오래 머물기 편하다는 기록이 여럿입니다.


몇 번을 다시 찾게 되는 이유
이 골목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앉을 수 있는 곳은 이 집이 거의 유일하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엄마와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왔다가, 야외 테라스 자리를 흔쾌히 내어준 사장님 덕분에 자리를 잡았다는 기록입니다. 그 옆에서 시원하게 채워진 생맥주 두 잔을 부딪히는 사진이 남았고, 크림처럼 부드러운 거품 때문에 한 잔이 두 잔으로 늘었다는 고백도 있습니다. 네 번째로 이 집을 찾은 사람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데리고 왔고, 두 번째 세 번째로 온 사람은 이제 메뉴판을 볼 필요도 없이 곱도리탕부터 주문한다고 적었습니다. 처음 온 사람이 웨이팅과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을 보고 핫플레이스라는 걸 실감하는 동안, 단골이 된 사람은 이미 익숙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는 겁니다.
영업은 저녁부터 시작해 새벽까지 이어지고, 주말은 두 시간 가까이 더 늦게까지 문을 엽니다. 샤로수길 특성상 매장 앞에 세울 차는 없어서, 주변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늦은 시간까지 앉아 있을 수 있는 자리가 흔치 않은 골목이라, 1차를 여기서 끝내는 사람도 있고 다른 집에서 저녁을 먹은 뒤 2차로 넘어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문을 여는 시간이 다가오면 골목 안쪽에서부터 알전구 불이 켜지고, 그 불빛을 보고 걸음을 서두르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납니다.
화룡주점
이자카야/주점샤로수길 메인 골목 가장 안쪽에 있는 이자카야입니다. 압력솥에 끓여 나오는 곱도리탕이 대표 메뉴이고, 한식부터 양식, 중식까지 아우르는 메뉴로 1차와 2차 손님을 모두 받습니다.
대창과 닭고기가 입에 넣자마자 살살 녹아내릴 정도로 부드러웠다
- 주소
- 서울 관악구 관악로14길 82 1층
- 영업
- 월~목 17:00 - 01:00 / 금 17:00 - 02:30 / 토 14:00 - 02:30 / 일 14:00 - 01:00
- 가격
- 압력솥 곱도리탕 29,900 - 32,900원 / 계란토스트 9,900원 / 토마토 설탕절임 5,900원 / 딸기막걸리 15,000원
- 비고
- 반려동물 동반 야장 가능(테이블 2개 정도) / 콜키지 가능(유료) / 휴대폰 충전 부스 / 주차 불가(주변 공영주차장 이용) / 태블릿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