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 철공소 골목) 유화월, 계단 끝 철문을 열면 베어브릭에 색을 입히는 오후가 기다립니다
베어브릭을 든 사람도, 거울을 든 사람도, 시안 한 장을 손에 쥐고 같은 계단을 올랐습니다. 일곱 사람의 방문 기록에서 겹쳐 보이는 2층 공방의 오후.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9.07
- 골목
- 문래동 철공소 골목

경인로77길의 한 건물 2층에 유화월이 있습니다. 문래창작촌 안이라 식사나 카페를 들르기 전후로 잠깐 다녀가기 좋다고, 여러 방문자가 입을 모았습니다. 다만 첫걸음은 사람마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건물 밖에 걸린 베어브릭 견본을 보고 마음을 정해 당일에 올라오는 사람도 많다는 기록이 있는가 하면, 이런 건물에 공방이 있을까 싶어서 조금 헤맸다고 솔직하게 적은 방문자도 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 곧장 보이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것, 그것이 이 공방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선 뒤의 인상은 거의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여기저기 놓인 그림과 소품, 그리고 조용히 붓을 드는 사람들. 잔잔한 조명과 감도 높은 그림 덕분에 신비한 공간에 온 것 같았다고 쓴 사람이 있고, 미술가의 작업실에 들어온 듯 다채로우면서 차분했다고 쓴 사람이 있습니다. 어둑어둑하면서도 아늑했다는 말도, 들어서자마자 고요한 예술의 감이 확 느껴졌다는 말도 같은 자리를 다른 단어로 부른 것이겠지요. 중앙에는 큰 테이블이 놓여 단체로 와도 자리가 넉넉하고, 나란히 앉을 수 있는 2인용 테이블도 여럿이라 친구끼리든 연인이든 아이를 데려온 부모든 저마다 자리를 찾습니다.


이곳에서 붓을 잡는 방법은 베어브릭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18cm 베어브릭에 색을 입히는 클래스가 가장 자주 눈에 띄지만 아크릴화와 오일파스텔, 거울에 그림을 그리는 미러아트도 있고, 키링과 향수 공병, 반려동물 초상화를 그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문래동에서 페인팅 종류를 가장 많이 갖춘 공방이라고 소개한 방문자가 둘이었고, 선생님이 직접 그린 작품들에서 금손의 기운이 느껴졌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손재주가 걱정이라면 원데이클래스 방식이나 선생님이 손을 보태 주는 옵션이 있다고 하니, 겁먹지 말고 원하는 종류부터 골라 예약해 보세요.
시안을 들고 온 사람들
베어브릭을 고른 방문자들의 이야기는 시안에서 갈렸습니다. 한 커플은 마음에 드는 시안을 미리 찾아가 AI로 앞모습과 옆모습, 뒷모습까지 뽑아 두었고, 그 덕에 시작이 빨랐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막막했는데 막상 붓을 들고 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게 되더라는 말이 뒤따릅니다. 반대로 크리스마스 루돌프를 만들려고 예약했다가 마음이 바뀌어 애니메이션 캐릭터 시안을 들고 간 방문자는 너무 어려워서 고생했다고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그래도 아주 재미있게 체험했다며 데이트 코스로 꼭 추천한 걸 보면, 어려움이 즐거움을 이기지는 못한 모양입니다. 처음이라면 만들고 싶은 그림을 미리 정해 가는 편이 한결 수월합니다.


미러아트를 택한 사람들의 표정은 또 달랐습니다. 손재주가 없어도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이색 데이트 코스라고 소개한 방문자는 카페와 맛집 루트만 반복하다 오랜만에 친한 동생과 다른 추억을 만들고 왔고, 기념일을 맞아 미러페인팅을 예약한 커플은 공방 안에 예쁜 곳이 정말 많으니 사진을 많이 담아 가라고 권합니다. 이 커플은 조각상이 왜 조명을 쓰고 있느냐며 웃음 섞인 한마디도 남겼습니다. 오일파스텔을 자유롭게 그리는 클래스에 다녀온 방문자는 카페와 식당이 반복되는 약속이 진부한 사람, 아이와 주말에 놀거리를 찾는 사람에게 이 공방을 권했습니다. 한 공방에서 누군가는 캔버스를, 누군가는 거울을, 누군가는 베어브릭을 붙들고 각자의 속도로 손을 움직이는 셈이고, 옆 테이블에는 아빠와 아이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는 장면도 그 풍경에 들어 있습니다.


찾아가는 길과 예약
문래역에서 걸어갈 수 있고 신도림역과 영등포역에서도 이동이 가깝다고 합니다. 문래역에서 도보 10분 거리라고 적은 방문자도 있고, 문래역에서 걸어오는 길 자체가 예술 골목이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쓴 방문자도 있습니다. 건물 2층에 올라서면 귀여운 강아지 그림들이 벽에 걸려 있고, 그 그림을 따라가 철문을 열면 공방 입구가 나옵니다. 한 방문자는 그림을 따라오면 헷갈리지 않는다고 적으면서도 정작 자신은 조금 헤맸다고 덧붙였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라면 계단 벽의 그림과 철문 옆 안내를 눈여겨보세요.


예약은 네이버나 솜씨당 앱으로 미리 할 수 있고, 입구에는 예약제로 운영한다는 안내가 나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자리가 있으면 전화로 문의해 당일에 방문할 수 있다니, 갑자기 시간이 났다면 먼저 전화를 걸어 보세요. 다만 크리스마스 무렵에는 전체 타임이 만석이었다고 하니 특별한 날 즈음이라면 예약이 먼저입니다. 수업은 총 2시간쯤 걸린다고 합니다. 주차는 어렵습니다. 건물 뒤편에 자리가 있어도 협소하다고 하고, 문래공영주차장이나 도보 6분 거리의 공영주차장을 권한 방문자도 있으니 대중교통이 편합니다. 영업시간은 블로그마다 표기가 조금씩 달라서, 나서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가져간 것은 저마다 색을 입힌 베어브릭 하나, 거울 한 장, 그림 한 점이었습니다. 문래창작촌에서 식사나 카페 전후로 두어 시간을 비워 둘 수 있다면, 시안 한 장과 예약 확인만 챙겨 그 계단을 올라 보세요.
유화월
페인팅 공방 (원데이클래스)문래창작촌 안 건물 2층에 있는 페인팅 공방입니다. 베어브릭, 아크릴화, 오일파스텔, 미러아트 원데이클래스를 열고, 큰 중앙 테이블과 나란히 앉는 테이블이 있습니다.
조용히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공간이라 그런지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것 같은 힐링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77길 14 2층 (영문빌딩)
- 영업
- 월·목 16:00-20:00 / 수·금·토·일 14:00-20:00 / 화 정기휴무 (블로그마다 표기가 달라 예약 전 확인)
- 가격
- 베어브릭 페인팅 1인 19,000원 (솜씨당 예약 기록) / 클래스 종류별 가격은 매장에서 확인
- 비고
- 예약제(네이버 예약·솜씨당) / 자리가 있으면 전화로 당일 방문 가능 / 소요 약 2시간 / 전용 주차장 없음, 문래공영주차장 이용 / 전화 0507-1447-8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