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길) 지하로 내려가야 나오는 캔모아 감성, 정동길 즉석떡볶이집 로뎀나무
서대문역 5번 출구에서 걸어 들어가면 계단 아래로 숨은 즉석떡볶이집이 나옵니다. 여고생 시절이 떠오른다는 사람, 동네에서 우연히 발견했다는 사람, 부부가 번갈아 찾는다는 사람까지, 같은 지하 공간을 두고 쌓인 기록을 모았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09
- 골목
- 정동길

덕수궁을 둘러보고 정동길로 접어들면, 번듯한 레스토랑과 카페들 사이로 오래된 간판 하나가 눈에 띕니다. 로뎀나무입니다. 1층에서 바로 들어가는 집이 아니라 계단을 밟고 지하로 내려가야 하는 구조라, 처음 찾는 사람은 입구를 지나칠 뻔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서대문역 5번 출구에서 2~3분, 정동길 2-2번지라는 주소가 여러 블로그에 똑같이 적혀 있어 길을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메뉴는 즉석떡볶이 한 가지뿐이지만, 종류가 다섯 가지로 나뉘고 서로 섞어 먹을 수 있어서 혼자 가도, 여럿이 가도 저마다 조합을 짤 수 있습니다.
이 집을 알게 된 경로는 저마다 달랐습니다. 가을바람이 선선하던 날 덕수궁을 구경한 뒤 정동길에서 먹을 곳을 찾던 한 블로거는, 다른 가게들이 전부 웨이팅이나 예약이 필요해서 발길을 돌린 곳이 이곳이었다고 적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떡볶이를 좋아해서 즉석떡볶이와 일반 떡볶이를 번갈아 먹는다는 블로거는 멀리 유명한 집까지 가기는 애매해 동네 근처에서 찾은 곳이라고 했습니다. 학창 시절 분위기를 떠올리며 '여고생 모드'로 다녀왔다는 블로거도 있고, 강북삼성병원 근처에서 일하다 알게 됐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찾아온 이유는 제각각이어도, 문을 열고 지하로 내려가는 순간 다들 비슷한 말을 남겼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세월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메뉴판은 간단합니다. 해물·치즈·불고기·야채·부대 떡볶이가 1인분 기준 각 6,000원이고, 2인분 이상부터 주문할 수 있습니다. 라면사리와 쫄면사리, 당면, 우동이 각 2,000원, 야끼만두와 고기만두, 김말이도 2,000원대이고, 계란과 오뎅, 치즈사리, 햄사리는 2,500원에서 3,000원 사이입니다. 벽에 붙은 안내문에는 면사리는 처음 주문할 때 넣어야 맛있다는 당부와, 단무지와 물은 셀프라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다 먹고 난 자리에는 어김없이 볶음밥이 등장하는데, 3,000원을 더하면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주는 식입니다. 여러 블로거가 입을 모아 떡볶이는 애피타이저고 볶음밥이 본편이라고 말할 정도로, 마무리까지 챙겨 먹는 집입니다.


맛을 두고 갈린 평가
맛에 대한 평가는 한 방향으로만 모이지 않았습니다. 야채 떡볶이와 부대 떡볶이를 함께 시킨 블로거는 살짝 매콤하면서도 인위적이지 않은 맛이라, 보글보글 졸여 가며 호호 불어 먹으니 가끔 생각날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치즈와 부대를 섞어 먹었다는 블로거는 사촌 동생들과 사리를 잔뜩 넣고 볶음밥까지 완주했다며 만족스러워했고, 해물 떡볶이를 시킨 블로거는 홍합과 어묵, 당면 위에 치즈와 쪽파가 수북이 올라간 모습을 그대로 사진에 담았습니다. 반면 불고기와 치즈를 섞어 먹은 블로거는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이라고 담백하게 평했습니다. 자극적인 매운맛을 기대하고 가기보다는, 옛날식 즉석떡볶이 특유의 삼삼한 맛을 즐기러 간다는 마음으로 가는 편이 어울려 보입니다.


공간 자체를 두고 나온 말도 많았습니다. 벽마다 손님들이 남긴 낙서가 가득하고, 꽃무늬 방석과 등나무 의자, 초록색 나무 문틀이 그대로 남아 있어 캔모아 같은 옛 감성이 느껴진다고 적은 블로거가 여럿입니다. 테이블마다 버너와 메뉴판이 놓여 있고, 4인석부터 8인석까지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 단체 모임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주차장은 따로 없지만 주변에 공영주차장이 있어 큰 불편은 없었다는 기록이 많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이 몰려 웨이팅이 생길 수 있다는 당부도 함께 남아 있어서, 느긋하게 즐기고 싶다면 시간을 살짝 비껴가는 편이 낫겠습니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고,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는 안내문이 벽에 붙어 있습니다. 덕수궁과 서울시립미술관을 돌아본 뒤 끼니를 정하지 못했다면,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자극적인 맛보다 오래된 분위기와 섞어 먹는 재미를 기대하고 가면, 1인분에 6,000원이라는 가격만큼 마음 편하게 한 끼를 채울 수 있습니다.
로뎀나무
분식(즉석떡볶이)서대문역 인근, 정동길 2-2번지 지하 1층에 자리한 즉석떡볶이 전문점입니다. 다섯 가지 떡볶이를 섞어 먹을 수 있고, 볶음밥으로 마무리하는 구성이 특징입니다.
입구에서부터 세월감이 느껴져서 기대가 됐다.
- 주소
- 서울 중구 정동길 2-2 지하 1층
- 영업
- 매일 10:00~21:00 (일요일도 영업)
- 가격
- 떡볶이(해물·치즈·불고기·야채·부대) 1인분 6,000원(2인분 이상 주문) / 사리·토핑 2,000~3,000원 / 환상의볶음밥 3,000원
- 비고
- 전화 02-755-5711 / 서대문역 5번 출구 2~3분 / 주차 불가,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 단체 예약·포장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