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길) 메뉴판 없이 추어탕 하나만 50년, 정동길 골목 안쪽 남도식당
덕수정 옆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야 나오는 좌식 밥집입니다. 아는 사람만 찾아온다는 사람, 블루리본 스티커를 세어 본 사람, 예능에서 보고 왔다는 사람까지, 같은 추어탕 한 그릇을 두고 겹쳐진 기록을 모았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08
- 골목
- 정동길

덕수정 앞에서 골목 안쪽으로 한 번 더 꺾어 들어가면, 큰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식당 하나가 나옵니다. 간판에는 다른 설명 없이 '추어탕'이라는 두 글자만 크게 적혀 있고, 메뉴판을 펼 필요도 없이 자리에 앉아 인원수만 말하면 그대로 주문이 들어갑니다. 5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 왔다는 이야기와 3대째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블로그마다 조금씩 다르게 적혀 있지만, 추어탕 하나로 버텨 온 집이라는 점만은 누구도 다르게 말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그 단일 메뉴 한 그릇을 받아 든 여러 사람의 기록을 겹쳐 놓은 것입니다.
이 집을 처음 발견한 경로도 사람마다 달랐습니다. 2026년 2월에 다녀온 한 블로거는 아는 사람만 찾아온다는 옛날 추어탕 전문집이라고 적으며 덕수정 바로 옆 골목길에 있다고 길을 설명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다녀온 다른 블로거는 직장 동료가 덕수궁 근처에 정말 맛있는 추어탕집이 있다고 알려 줘서 찾아갔다며, 위치를 정동 제일교회 건너편이라고 짚었습니다. 몸이 쇠약해진 남편의 기력 회복을 위해 추어탕집을 검색하다 이곳에 닿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좌식 테이블에 앉아 인원수만 말하면 자동으로 주문이 들어가는 방식이라, 처음 가는 사람도 헤맬 일이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상에 오르는 것은 추어탕 한 그릇과 몇 가지 양념, 그리고 기본 반찬이 전부입니다. 청양고추와 산초가루가 종지에 수북하게 담겨 나오는데, 한 블로거는 청양고추 그득그득, 산초 그득그득이라고 표현하며 밥을 조금씩 덜어 넣고 부족하면 추가하는 방식을 권했습니다. 미꾸라지와 쌀, 김치, 고춧가루까지 전부 국내산이라고 적은 기록도 있고, 기본 반찬으로는 오이지와 얼갈이무침, 배추김치가 나온다고 합니다. 국물은 곱게 갈아 나와서 거친 식감이 전혀 없고, 추어탕 특유의 향과 맛도 강하지 않아 호불호 없이 먹기 좋다고 적은 사람이 있는 반면, 뽀얗고 진한 국물에 한 그릇을 비우면 든든해진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매운맛과 향을 얼마나 더할지는 결국 상 위의 양념통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린 셈입니다.


추어탕 한 그릇을 둘러싼 말들
메뉴가 하나뿐인데도 받아 든 그릇을 두고 나온 말은 다양했습니다. 오래된 주택에 놀러 간 기분이라며 추어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강력 추천한다고 적은 블로거가 있고, 뽀얗고 국물이 무척 진하다고 느낀 사람도 있습니다. 가격은 기록마다 달라서, 2026년 초에는 한 그릇에 12,000원이었다가 가을 무렵 다시 찾은 블로거는 13,000원으로 올랐다고 적었습니다. 메뉴가 바뀌지 않는 집이라도 가격은 그대로가 아니니, 가기 전에 전화로 한 번 확인해 두면 마음이 편합니다. 좌식 테이블에 철퍼덕 앉아 먹는 방식이라 무릎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여러 기록에서 공통으로 짚고 있습니다.
가게 유리창에는 블루리본서베이 스티커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해마다 붙어 있습니다. 한 블로거는 이 집을 블루리본 노포맛집이라고 부르며 추어탕 하나만 파는 데도 이유가 있다고 적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다녀온 다른 블로거는 예능 프로그램 전현무계획4에 출연자가 반한 추어탕으로 소개된 뒤 찾아왔다며, 진한 맛의 비밀이 궁금했다고 적었습니다. 방송이나 수상 이력을 보고 찾아오는 사람과, 그런 것 없이 동네에서 오래 다닌 사람이 같은 좌식 테이블에 나란히 앉는 집인 셈입니다.


영업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이고 일요일은 정기적으로 쉽니다.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로 금세 채워진다는 기록이 많아서, 느긋하게 앉고 싶다면 점심시간을 살짝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가, 혹은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를 보고 나오는 길에 끼니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니, 정동길 산책 코스에 추어탕 한 그릇을 끼워 넣고 싶다면 이 골목 안쪽을 기억해 두시길 권합니다.
남도식당
한식(추어탕 단일메뉴)덕수정 옆 골목 안쪽에 자리한 추어탕 전문점입니다. 추어탕 한 가지만 파는 좌식 밥집으로, 5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 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메뉴는 딱 하나, 추어탕 하나만 파는 이유가 있다. 대박 맛있다.
- 주소
- 서울 중구 정동길 41-3
- 영업
- 월~토 11:30~20:00 / 일요일 정기휴무
- 가격
- 추어탕 13,000원 (2026년 가을 기준, 이전 기록에는 12,000원)
- 비고
- 전화 02-757-8809 / 좌식 테이블 / 메뉴는 추어탕 단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