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 워디라고 읽습니다, 보디가 아니라
골목 안쪽, 가장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새 우즈베키스탄 식당에서 한국인 손님은 혼자였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2
- 골목
-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

간판 글자를 처음 본 사람은 대개 한 번씩 되묻습니다. 'Vodiy'라고 적혀 있는데, 영어식으로 읽으면 '보디'에 가깝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발음은 워디입니다. 골목 초입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자리를 지켜 온 식당들을 지나,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초입의 식당들이 대부분 장사를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면, 워디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축에 속합니다. 유튜브에서 새로 문을 연 우즈베키스탄 식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손님은, 골목 안쪽에 자리 잡은 걸 보고 '이미 성업 중인 식당들은 대부분 초입에 있는데 여기는 확실히 신상이 맞는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가게 옆에는 커다란 탄두르 화덕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서, 반죽을 굽는 모습을 지나가면서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무려 350도에 달하는 화덕 속에서 빵이 노릇하게 부풀어 오르는 장면을 보고, 한 손님은 그 퍼포먼스만으로도 감탄이 나왔다고 적었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설탕 없이 사과와 복숭아만 우려낸 차가 먼저 나오는데, 달콤하면서도 시원해서 잔을 금세 비웠다는 후기가 여럿입니다.


안으로 들어간 손님이 가장 먼저 느낀 건 손님의 구성이었습니다. 한국인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 블로거는 적었습니다. 고향 음식을 맛보러 온 사람들 사이에서 괜히 폐를 끼치는 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도 했는데, 그럴수록 메뉴를 더 넉넉하게 시켰다고 합니다. 텀치 섬사(화덕에 구운 만두)와 전통 양꼬치,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쇼르와, 큼직한 버터 빵 파트르까지 다섯 가지를 주문했습니다.
텀치 섬사는 반죽에 무언가를 더했는지 고소한 향이 먼저 올라오는 담백한 맛이라고 적었습니다. 파트르 빵은 다른 우즈베키스탄 식당에서도 먹어 본 적 있는 손님이 유독 이 집 것을 두고 '씹을수록 감칠맛이 계속 나서 마치 밥을 먹는 것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뚝배기 쇼르와는 기름을 거의 걷어 내지 않아 다소 느끼하지만 속은 편안해지는 맛이라고 했고, 실제로 매장을 찾은 우즈베키스탄 손님들도 빵과 함께 이 국물을 주문해 먹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합니다.


메뉴를 받아 든 손님은 이 식당의 인테리어도 눈여겨봤습니다. 여러 우즈베키스탄 식당을 다녀 본 손님의 눈에도 '우즈베키스탄 식당 중에서는 가장 세련된 인테리어'로 보였다고 합니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어, 1층이 차면 옆 계단으로 올라가 더 넓고 쾌적한 2층 자리를 쓸 수 있습니다. 쇼케이스에는 고추나 바질이 들어간 우유처럼 낯선 음료도 진열되어 있어, 메뉴판을 넘기는 재미도 적지 않습니다.
키오스크 화면에는 라그만과 텀치 섬사, 냄비 케밥 같은 메뉴가 사진과 함께 떠 있어서 글자를 몰라도 그림만 보고 고를 수 있습니다. 주문을 마치면 화면에 '주문 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내역이 한 번 더 뜨는데, 다섯 가지 메뉴에 합계 4만 2천 원이 찍힌 걸 보고서야 너무 많이 시켰다는 걸 실감했다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한 접시 한 접시가 가볍지 않게 나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골목 초입의 오래된 집들을 다 둘러본 뒤에도 한 곳 더 들를 여유가 있다면, 안쪽으로 몇 걸음만 더 걸어 보길 권합니다. 간판 읽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낯섦이, 어쩌면 이 골목에서 가장 최근에 벌어진 변화를 가장 가까이서 보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워디 (Vodiy)
우즈베키스탄 음식점네이버 블로그 방문 기록 2건을 종합했습니다. 골목 안쪽에 새로 문을 연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으로, 화덕에서 구운 빵과 만두, 뚝배기 쇼르와가 대표 메뉴다.
이미 성업 중인 식당들은 대부분 중앙아시아거리 초입에 있는데, 여기는 새로 문 연 곳이 맞는 듯했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42길 27-2 1층, 2층
- 영업
- 11:00~22:00 (격주 월요일 정기휴무)
- 가격
- 텀치 섬사 4,000원대 / 뚝배기 쇼르와·케밥류 12,000~14,000원대
- 비고
- 탄두르 화덕을 매장 옆에 노출. 1층·2층 운영, 키오스크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