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노가리골목) 경일옥 핏제리아, 설렁탕집 아들이 굽는 화덕피자
간판에는 아직 '홍복문화사'라고 적혀 있습니다. 아버지가 하던 설렁탕집 경일옥을 아들이 물려받아 화덕을 들였습니다. 테이블은 넉 장뿐, 자리는 눈치껏 잡아야 합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1
- 골목
- 을지로 노가리골목

을지로3가역 7번 출구에서 걸어 3분, 을지로16길 2-1에 경일옥 핏제리아가 있습니다. 간판만 보고 찾으려 하면 헷갈리기 쉽습니다. 가게 간판에는 이전 세입자였던 '홍복문화사'라는 이름이 그대로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을지로 가게들 특징이 간판과 가게가 매칭이 안 되는 거라고, 이게 을지로 감성인가 싶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인쇄소 골목 안쪽이라 처음 가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입구 앞에 놓인 대기 명단표를 보고서야 맞게 찾아왔다는 걸 안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외관을 보고 '여기가 맞나' 하고 머뭇거리게 되지만, 그 머뭇거림 자체가 길 안내가 되는 가게입니다.
원래 이 자리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설렁탕집 경일옥이었다고 적은 사람이 여럿입니다. 아들이 그 가게를 물려받으면서 상호는 그대로 두고, 뒤에 '핏제리아'라는 말을 붙여 화덕피자집으로 새로 열었습니다. 핏제리아는 피자에 가게를 뜻하는 접미사 리아를 붙인 이탈리아어로, 카페테리아와 같은 조어법이라고 설명한 사람도 있습니다. 한 방송인의 유튜브 채널에 소개된 뒤로는 더 유명해졌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매장은 작습니다. 테이블이 네 개뿐이라 눈치껏 자리를 잡아야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캐치테이블 같은 앱 예약은 되지 않고, 가게 안에 있는 명단에 손으로 이름을 적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토요일 저녁 여섯 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는데 앞에 네 팀이 있어서 30분쯤 기다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월요일은 정기 휴무이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입니다. 토요일은 3시 반부터 시작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포장 주문도 받기 어려워 보였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대표 메뉴는 마르게리따입니다. 올리브유가 듬뿍 올라간 기본 버전과, 루꼴라를 수북하게 얹은 버전이 함께 있습니다. 피자가 잘하는 집인지 알아보려면 기본 메뉴부터 먹어봐야 한다며 마르게리따를 주문했다가 인생 마르게리따를 만났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까르보나라도 많이 찾는 메뉴입니다. 치즈 속에 계란 노른자가 숨어 있어서, 비벼 먹으면 더 고소해진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알트로베르데를 포함해 세 가지 메뉴를 한 번에 주문해 나눠 먹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공간 곳곳에는 사장님의 취향이 쌓여 있습니다. 벽에는 사장님이 직접 찍었다는 사진들이 빼곡히 붙어 있고, 화덕 옆 선반에는 재즈 음반이 가득 꽂혀 있습니다. 빌 에반스, 아이슬리 브라더스 같은 이름이 보이고, 그 옆에 작은 피자 셰프 레고 피규어가 'Now Playing'이라는 손글씨 팻말과 함께 놓여 있습니다. 상패와 인증서도 액자에 담겨 걸려 있어서, 피자에 대한 자부심과 사명감이 느껴진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음식은 꽃무늬가 그려진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설렁탕집이었던 시절부터 쓰던 그릇을 그대로 쓰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간판은 여전히 다른 가게 이름을 달고 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버지의 가게를 다른 방식으로 이어가는 아들의 손길이 가득합니다.
경일옥 핏제리아
화덕피자아버지가 운영하던 설렁탕집 경일옥 자리에, 아들이 상호를 그대로 두고 화덕피자집을 열었습니다. 간판은 이전 세입자 이름 그대로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레코드와 사진, 상패로 채워진 작은 화덕피자집이 있습니다.
- 주소
- 서울 중구 을지로16길 2-1
- 영업
- 월요일 정기휴무,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토요일 15:30부터)
- 가격
- 마르게리따·까르보나라·알트로베르데 등 화덕피자 메뉴
- 비고
- 을지로3가역 7번 출구 도보 3분 / 테이블 4개, 좁은 매장 / 캐치테이블 불가, 매장 내 수기 명단 작성 / 웨이팅 있을 시 포장 주문도 제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