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 골목 끝에서 만난 사람, 김광석스토리하우스
다섯 살에 이 골목을 떠난 가수를 만나러,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계절에 이 계단을 오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5.23
- 골목
- 대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

경대병원역에서 도보로 십 분 남짓 걸어 골목이 끝나는 자리에 다다르면, 낮은 이층 건물 하나가 나타납니다. 입구 옆에는 기타를 든 그의 모습을 새긴 동상과 빨간 우체통이 나란히 서 있고, 그 곁을 서문시장 쪽에서 버스를 타고 온 사람도, 벽화 골목을 걸어 내려온 사람도 함께 지나갑니다. 김광석스토리하우스, 이 골목이 그를 기억하는 여러 방식 가운데 가장 안쪽에 자리한 곳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려면 매표소를 먼저 지나야 합니다. 성인은 이천 원, 경로는 천 원이면 되고, 표를 사면 엽서 한 장이 함께 딸려 옵니다. 다녀간 날의 감상을 적어 두었다가 관람을 마친 뒤 입구의 우체통에 넣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우체통은 배달을 서두르지 않는 느린우체통이라 편지는 한참 지나서야 손에 닿습니다.

일층에는 그의 얼굴과 손글씨를 옮긴 엽서, 마그넷, 머그컵과 에코백이 나란히 놓인 자리가 있습니다. 근래 다시 눌러 찍은 음반도 이곳에서 손에 넣을 수 있어서, 전시를 보고 나오는 길에 무언가 하나 챙겨 가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벽 한쪽은 노란 조명을 받은 초 모양 조형물과 사진들로 채워져 있는데, 다녀간 이들이 그 앞에 서서 오래 눈을 두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계단을 올라 이층에 닿으면 가죽을 씌운 둥근 의자 하나가 헤드폰과 함께 벽에 붙어 있습니다. 자리에 앉아 음반을 순서대로 골라 들을 수 있는데, 첫 음반의 풋풋한 목소리부터 마지막 음반의 깊어진 목소리까지 그 사이의 거리를 귀로 직접 재어보게 됩니다. 맞은편 벽은 '내 스튜디오'라는 이름 아래 자필 악보와 팬레터, 그가 남긴 앨범들의 원본 아트워크로 채워져 있어서, 한 사람이 지나온 시간을 눈으로도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가 가장 아꼈다는 마틴 기타와 하모니카, 무대에서 즐겨 걸쳤던 옷들도 유리 진열장 안에 놓여 있습니다. 벽 한 면은 그가 학전 소극장에서 채운 공연 횟수를 연도별로 정리한 그림으로 이어져 있어서, 한 사람이 얼마나 자주 무대에 올랐는지를 걸음을 옮기며 가늠하게 됩니다.
건물 한쪽 벽은 다녀간 사람들이 나무 조각에 직접 눌러 쓴 짧은 글로 가득합니다. 이름도 날짜도 제각각인 글씨들 사이를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이 골목을 다녀간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이 실감납니다. 입구를 지키는 실물 크기의 입간판 앞에서 사진을 남기고 돌아서는 사람도 많은데, 기타를 든 그의 모습이 눈높이에 맞춰 세워져 있어 마치 나란히 선 것 같은 사진이 됩니다.


이곳을 찾는 이유는 저마다 다릅니다. 즐겨 보던 영화의 배경 음악 때문에 걸음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구에 사는 지인의 권유로 무더위를 무릅쓰고 온 사람도 있습니다. 관람을 마친 뒤에는 골목을 따라 카페로 걸음을 잇는 경우도 흔한데, 그렇게 이어지는 걸음마다 이 골목의 하루가 조금씩 다르게 채워집니다.
김광석스토리하우스
전시관가수 김광석을 넘어 인간 김광석의 흔적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이층짜리 전시관입니다. 유족이 기증한 유품 백여 점이 전시되어 있고, 관람을 마치면 엽서에 감상을 적어 느린우체통에 넣을 수 있습니다.
가수 김광석을 넘어 인간 김광석의 흔적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공간
- 주소
- 대구 중구 동덕로8길 14-3
- 영업
- 4월~10월 10:00~19:00 · 11월~3월 10:00~18:00 · 매주 월요일 휴관
- 가격
- 성인 2,000원 · 경로 1,000원 (엽서 1장 포함)
- 비고
- 문의 053-423-2017 / 2017년 개관 / 경대병원역(대구도시철도 3호선)에서 도보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