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한옥마을) 언덕을 오르면 나오는, 북촌에서 가장 넓은 한옥
수헌재는 자리마다 다른 풍경을 안겨줍니다. 누군가는 창밖으로 보이는 인왕산과 남산타워에 반했고, 누군가는 바람이 불 때마다 울리는 풍경 소리에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1
- 골목
- 북촌한옥마을

안국역에서 북촌한옥마을 방향으로 걷다 보면 언덕길이 하나 나옵니다. 숨이 살짝 차오를 때쯤 돌계단 위로 수헌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계단을 오르면 커다란 호랑이 그림이 먼저 손님을 맞고, 손으로 쓴 작은 입간판에는 좋은 풍경과 함께 차를 즐기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손님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말입니다. 북촌에는 한옥을 개조한 카페가 많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공간이 좁거나 자리가 많지 않은 경우가 흔한데, 이곳은 들어서자마자 그 예상이 빗나갑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천장까지 그대로 드러난 나무 기둥과 서까래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신발을 벗고 앉는 좌식 자리가 건물 곳곳에 넓게 자리하고 있어서, 손님이 꽤 있던 날에도 공간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후기가 있습니다. 메뉴판에는 아메리카노 같은 익숙한 커피 외에 반건시수정과, 대추쌍화차, 대추생강차 같은 전통 음료도 함께 올라 있습니다. 가격은 9천 원에서 1만1천 원 사이입니다. 한옥까지 온 김에 평소 잘 마시지 않던 메뉴를 골라보는 손님도 적지 않습니다.


창가에서 보는 풍경
창가 자리에 앉으면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탁 트인 창 너머로 북촌의 기와지붕은 물론 인왕산과 남산타워까지 한눈에 들어왔다는 손님이 있습니다. 언덕을 오르느라 숨이 찼는데 그 풍경을 보고 나니 걸어온 보람이 느껴졌다고도 적었습니다. 다만 이 풍경을 아는 사람이 이미 많습니다. 비교적 이른 오전 시간에 갔는데도 전망 좋은 자리는 거의 다 차 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하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부터 사람들이 몰린다는 뜻입니다.
바람이 불면 들리는 소리
어떤 손님에게는 풍경보다 소리가 먼저 다가왔습니다.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맑은 소리가 울리고, 고개를 들면 머리 위로 서까래가 이어집니다.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느긋해졌다는 후기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많아서 주변 테이블이 대부분 외국어로 대화하고 있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8천 원이라는 가격을 보면 처음에는 망설여지지만, 오래된 한옥 공간을 오래 쓸 수 있게 값을 치르는 셈이라고 생각하면 납득이 간다는 평이었습니다.


같은 공간, 다른 아침
모든 방문이 좋은 기억으로만 남지는 않았습니다. 연차를 내고 오전 10시 오픈 시간에 맞춰 찾은 손님은 공간은 분명 넓고 좋았지만 청소 상태가 아쉬웠다고 적었습니다. 방석이 테이블 위에 그대로 놓여 있었고, 직원이 방석을 내려놓기만 할 뿐 테이블은 따로 닦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주문한 바닐라라떼는 우유 거품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채 시럽만 들어간 느낌이었고, 아메리카노도 산미도 고소함도 뚜렷하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오늘은 커피값이 아니라 공간값만 치른 셈이라는 말로 글을 맺었습니다. 사장님이 자리를 비운 오전 시간이라 관리가 느슨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남겼습니다.


같은 한옥, 같은 창문 아래서도 손님마다 다른 하루를 만나고 갑니다. 누군가는 풍경 소리에 마음을 내려놓고, 누군가는 아쉬운 아침으로 그날을 기억합니다. 북촌의 가파른 언덕을 오른 보람은 그날의 날씨와 시간, 그리고 어떤 자리에 앉았는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듯합니다.
수헌재
한옥 카페안국역에서 북촌한옥마을 언덕길을 오르면 만나는 한옥 카페입니다. 높은 천장과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난 넓은 공간에 좌식 자리가 많고, 창가에서는 북촌 기와지붕과 인왕산, 남산타워까지 내다보입니다.
여기 생각보다 엄청 넓은데?
- 주소
- 서울 종로구 북촌로11가길 30
- 영업
- 매일 10:00 - 19:00 (토요일 10:00 - 20:00)
- 가격
- 반건시수정과 11,000원 / 대추쌍화차 11,000원 / 대추생강차 9,000원 / 아메리카노 8,000원
- 비고
- 전용 주차장 없음 / 좌식 좌석 다수 / 시그니처 메뉴 우유팥빙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