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이후의 명동, 미도리 앞에서
명동에서 40년을 한 자리에서 본 식당은 드물다. 1986년부터 일식 정성을 흔들지 않은 그 자리에서, 방문객들은 추억을 나눈다. 한 사람은 30년 전 데이트 명소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지금 명동의 첫 걸음이라고 한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9.08
- 골목
- 명동 재미로

미도리는 명동에서 가장 오래된 것들을 기억하는 가게다. 1986년 개업 이후 39년을 한 자리에서 보냈다. 명동이 패션의 거리에서 관광지로, 다시 포토존의 거리로 변할 때도, 미도리의 벽에는 같은 목재 현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1986 이라는 글자는 바래지 않았다. 그 글자를 보면, 명동이 얼마나 빨리 변했는지가 압축되어 느껴진다.
손님들이 남긴 기록을 보면 세대가 겹친다. 어떤 사람은 삼십 년 전 명동에서 연인과 만난 곳이 이곳이었다고 말한다. 그날의 추억을 다시 담고 싶어 찾아온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은 명동을 처음 와보는 외국인 친구를 데려오면서 명동의 맛이라고 소개한다. 또 누군가는 아버지와 함께 이곳을 방문했던 어린 시절을 기억한다고 남긴다. 미도리 앞에서 세 세대는 만난다. 그 시간이 이 가게를 39년이나 버티게 했을 것이다.
메뉴는 과하지 않다. 정해진 것들만 반복하는 가게다. 초밥, 회, 우동. 그 단순함이 40년을 버티게 한 힘이다. 한 방문자의 기록을 보면, 이곳의 초밥은 손으로 집으면 부숴질 듯하지만 입에서는 한 입에 녹는다고 했다. 그것은 높은 칭찬이다. 또 다른 사람은 흰 밥 위에 네타를 얹는 그 리듬에서 일본의 정성을 느꼈다고 남겼다. 매일 반복되는 손짓이 만드는 음식. 그것이 미도리의 초밥이다.
실내는 좁다. 식당 규모가 작아서 테이블 간의 거리는 거의 손 닿는 거리다. 누군가는 그것을 불편함으로 느꼈고, 누군가는 그 좁음 속에서 정겨움을 느꼈다. 테이블이 옆사람과 거의 붙어 있다는 것은, 한국 식당에서는 주로 부정적으로 기술된다. 하지만 일식당의 좁음은 다르다. 그것은 친밀감이고, 장인과 손님이 한 공간에서 호흡하는 거리다. 좁은 공간이 오래 유지되려면, 음식이 그만큼 좋아야 한다. 미도리는 그 법칙을 증명하는 곳이다.
인테리어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묻어난 나무 테이블, 손때가 벗겨진 칼받이, 오래된 선반. 이 모든 것이 39년의 세월을 말해준다. 명동이 자신의 모습을 여러 번 바꿨을 때, 미도리는 가장 천천히 변했다. 혹은 변하지 않기로 했다. 그 고집이 명동에서 가장 귀한 자산이 되었다. 새것만 추구하는 거리에서, 오래됨은 그 자체로 가치다.


다른 가게들처럼 대량 주문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 덕분에 매 손님의 음식이 주문 직후 정성스럽게 만들어진다. 빨리 나오는 음식도 있지만, 누군가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남겼다. 하지만 그 기다림은 불평이 아니라 관찰이다. 주방에서 얼마나 신경 쓰는지 보여준다는 표현이 정답이다. 명동의 빠른 템포에서 이 가게의 속도는 이질적이다. 그리고 그 이질성이 신뢰로 변환된다.
가격대는 명동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전문 고급 일식당 치고는 접근 가능한 선의 가격대라는 뜻이다. 누군가는 명동의 프리미엄 임대료를 감안하면 이 가격에 이 맛을 낸다는 것 자체가 배려라고 남겼다. 39년을 한 자리에서 버티는 가게가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 그것은 이미 그 가게의 수명이 다한다는 신호다. 미도리는 그것을 안다.
명동 재미로를 걸으면 셀카를 찍는 관광객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미도리를 찾는 사람들은 다르다. 이들은 명동을 소비하러 온 것이 아니라 명동의 시간을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 차이는 작지만 중요하다. 미도리는 명동의 기억을 지키는 마지막 봉화탑이다.
미도리
일식당명동역 인근 명동6길에 위치한 39년 전통의 일식당. 1986년 개업 이후 변하지 않은 장소에서 정성스러운 일식을 제공합니다. 좁지만 정겨운 내부 공간, 오래된 목재 테이블과 따뜻한 조명이 특징입니다.
명동이 변해도 미도리는 그대로다
- 주소
- 서울 중구 명동6길 6-1
- 영업
- 매일 11:30 - 21:00 (목요일 휴무)
- 가격
- 초밥세트 25,000~35,000원 / 우동 13,000~15,000원 / 회 시가
- 비고
- 소수 인원 예약 가능 / 카드 결제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