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을 지킨 바삭함의 기억
계단 위로 올려다본 간판. 매일치킨은 오래된 골목을 오래 걸어온 사람들의 뒤풀이 장소였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9.08
- 골목
- 이화벽화마을

이화벽화마을로 들어서는 입구 근처, 충신동 골목에 매일치킨이 있습니다. 간판은 그렇게 화려하지 않습니다. 단지 오래된 건물 외벽에 붙은 이름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 골목을 오래 다닌 사람들은 그 자리를 알고 있습니다. 대학로의 극장에서 공연을 마친 배우들이 자주 찾던 곳이라고들 합니다.
매일치킨은 28년을 한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그 세월 동안 이 골목은 많이 변했습니다. 벽화가 생겼다가 일부가 지워졌고, 관광객이 몰려들었다가 조용해졌습니다. 건너편에는 새로운 카페가 생기고, 골목의 이름도 여러 번 불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매일치킨은 계속 같은 방식으로 기름을 데웠고, 닭을 튀겨왔습니다.
깨끗한 새 기름의 원칙
매일치킨의 가장 강한 기억은 신선함입니다. 이곳은 매일 깨끗한 새 기름으로 튀겨냅니다. 세월이 오래된 가게들이 갈수록 기름을 아끼거나 재사용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이 가게는 그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그 까닭에 나오는 치킨은 누르스름하지 않고, 냄새도 깔끔합니다. 한 입 깨물었을 때 들려오는 바삭한 소리는 세월의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신호입니다.
손님들이 꼽는 것도 그 까맣고 바삭한 겉입니다. 옛날식 후라이드 치킨이라고 부르는 이 방식은, 실은 제일 어려운 요리법입니다. 기름을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정성, 매 번 같은 맛을 내려는 집중력. 그것이 없으면 28년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오징어 안주와 따뜻한 공기
매일치킨에서 놓치면 안 되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오징어입니다. 이 조그만한 오징어는 술의 상대로서 누군가는 치킨만큼이라고 평가합니다. 탱탱한 식감과 짭짤한 맛이, 치킨의 기름진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이곳의 주 손님이었던 배우들도 공연 후 이 조합을 찾았을 것입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어두운 분위기가 감쌉니다. 벽은 세월의 색깔로 물들어 있고, 테이블은 낡아 있습니다. 그 속에서 느껴지는 온기는 새것이 아닙니다. 오랜 손님들의 발걸음, 웃음소리, 그리고 그것들이 누적된 공간의 정감입니다. 이 가게는 당신의 밤을 공유하는 장소이지, 당신을 감동시키려는 곳이 아닙니다.
연극이 끝난 후
최근 방송 출연으로 찾는 손님들도 많아졌습니다. 그 전에도 이곳은 입소문으로 자리를 지켜왔지만, 이제는 다른 도시에서도 찾아옵니다. 다만 가게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메뉴도, 가격도, 그리고 그 까맣고 바삭한 기름기 없는 치킨도.
웨이팅이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저녁 늦은 시간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기다림은 나쁘지 않습니다. 같은 골목에서 나고 자란 사람, 대학로에서 공연을 마친 배우, 그리고 어디선가 이 맛을 찾아온 여행객. 그들 모두가 같은 테이블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화벽화마을을 찾았다면, 사진 명소만 돌지 말 것입니다. 충신동 골목 깊숙이, 28년을 한 자리를 지킨 이 가게에 들어가세요. 연극이 끝난 후, 혹은 긴 산책의 끝에, 이 가게는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매일치킨
옛날 치킨 · 튀김28년 전통의 노포로, 깨끗한 새 기름으로 매일 튀겨낸 바삭한 치킨이 특징입니다. 대학로 극장 배우들의 뒤풀이 장소로 오래 사랑받아왔으며, 단순하면서도 한 가지 일을 일관되게 해온 가게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세월의 정감이 느껴지는 따뜻한 노포 분위기
- 주소
- 서울 종로구 충신동 72-16
- 영업
- 매일 17:00 - 23:00 (재료소진시 조기마감)
- 가격
- 후라이드 13,000원 · 반반 15,000원
- 비고
- 현금 결제만 가능 · 앉음석만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