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조지아가 있었다
우즈베키스탄과 몽골 사이에서 서울의 유일한 조지아 식당을 만난다. 힌칼리의 국물을 처음 마셔보는 사람들의 표정.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9.08
- 골목
-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

중앙아시아거리를 걷다 보면 우즈베키스탄, 몽골, 러시아 간판은 눈에 익어도 조지아라는 나라는 낯섭니다. 환치는 그 낯섦을 안고 이 거리에 자리한 식당입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뒤쪽 건물 2층에 조용히 있어서, 아는 사람이 아니면 그냥 지나치기 딱 좋은 외관이라고 방문자는 적었습니다. 실제로 한 방문자는 처음에 그냥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와서 찾았다고 남겼습니다.
작은 가게를 예상하고 갔다가 놀랐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건물 하나를 통으로 쓰고 있고, 2층과 4층이 홀이고 3층이 주방으로 쓰이는 구조라고 합니다. 그래서 매장이 상당히 넓어 단체 손님도 넉넉히 받을 수 있어 보였다는 게 방문자의 인상이었습니다. 1층에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선도 있고, 계단으로 오르내릴 수도 있습니다.
예약이 어려워 워크인으로 기다려야 하는 날도 있습니다. 대기석 옆에는 누구나 써볼 수 있는 면사포와 머리띠가 놓여 있어, 기다리는 시간조차 사진 찍는 시간이 됩니다. 웨이팅 리스트까지 있는 걸 보고, 이렇게까지 인기 있는 곳이었냐고 되물었다는 방문자도 있었습니다.


조지아는 과거 그루지야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졌던 나라입니다. 그루지야는 러시아식 명칭이고, 지금은 영어식 표기인 조지아를 공식적으로 쓴다고 합니다. 유럽과 아시아 사이 코카서스 지역에 있고, 와인의 발상지 중 하나로 꼽히며 빵과 치즈, 고기 요리가 발달했다는 걸 이곳에서 처음 알았다는 방문자도 있었습니다.
대표 메뉴는 힌칼리와 하차푸리입니다. 힌칼리는 한국의 만두와 비슷하지만, 먹는 방식이 다릅니다. 꼬리 부분을 손으로 잡고 살짝 베어 물어 안의 국물을 먼저 마신 다음, 꼬리를 남기고 나머지를 다 먹는 식입니다. 직원이 먹는 법을 직접 설명해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밀가루 반죽이 두툼해서 양이 꽤 되고, 소는 돼지고기와 소고기, 버섯과 감자, 치즈 등으로 다양하게 나뉩니다. 낱개로 시키면 한 개에 삼천 원, 열 개짜리 모둠은 이만팔천 원이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하차푸리는 피자와 비슷한 빵 요리로, 조지아 음식을 상징하는 메뉴로 꼽힙니다. 이 밖에도 가지와 토마토를 곁들인 애피타이저, 러시아식과 닮은 소고기 샐러드, 매콤한 소고기 수프 하르초처럼 낯선 이름의 요리들이 메뉴판을 채우고 있습니다. 처음 보면 이름이 어렵게 느껴지지만, 직원이 하나하나 설명해 주어 주문이 어렵지 않았다는 기록이 여럿입니다.
서빙을 맡은 직원들이 러시아어권 출신인데도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서 놀랐다는 방문자도 있었습니다. 이 거리가 한때 러시아 거리로 불렸다가, 지금은 우즈베키스탄과 몽골, 그 사이 어딘가의 조지아까지 겹쳐 있다는 사실을, 이 식당의 존재 자체가 보여주는 셈입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처 숙소에 짐을 맡기고 지도를 보다가 여기는 꼭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여행자의 기록도 있습니다. 거품 없는 가격과 이국적이면서도 한국인 입맛에 맞는 맛이 만족스러웠다고 적었습니다. 중앙아시아거리 한복판에서 조지아를 만나는 일. 여권 없이 떠나는 여행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닙니다.
환치 (Hvanch)
조지아 음식점네이버 블로그 방문 기록 3건을 종합했습니다. 서울에서 조지아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몇 안 되는 식당 중 하나이며, 힌칼리와 하차푸리가 대표 메뉴입니다.
그런데 너무 번듯하고 반짝반짝한 음식점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 주소
- 서울 중구 을지로44길 31
- 영업
- 정보 확인 중 (워크인 대기 발생 가능, 방문 전 검색 권장)
- 가격
- 힌칼리 개당 3,000원 / 힌칼리 모둠(10개) 28,000원 / 애피타이저 11,000원대
- 비고
- 건물 2층·4층이 홀. 전용 엘리베이터 있음. 대기 시 워크인 리스트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