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우사단길) 야상해, 줄은 날마다 달라도 후기마다 오르내린 건 어향가지와 새우볶음밥이었습니다
같은 만두집을 두고 누구는 오픈 전에 줄을 섰고 누구는 평일 오후에 텅 빈 자리를 만났습니다. 열두 사람의 접시 위에서 가장 자주 이름이 오른 것은 만두 옆에 놓인 두 메뉴였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9.11
- 골목
- 이태원 우사단길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우측 골목으로 조금만 걸어 들어오면 만두집 간판이 보인다고 합니다. 도보 2분이라고 적은 사람도, 3분이라고 적은 사람도 있는데, 후기마다 훨씬 크게 갈리는 것은 걸음 수가 아니라 이 간판 앞에서 기다린 시간입니다. 야상해는 열두 사람이 같은 가게를 두고 저마다 다른 하루를 적어 놓은 집입니다.
오픈 전부터 줄이 서 있어서 첫 타임으로 들어갔다는 사람이 있고, 토요일 2시에 도착했더니 앞에 다섯 팀이 기다리고 있어 30분쯤 뒤에 들어갔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토요일 낮 12시 50분쯤 도착해 1시 30분쯤 자리에 앉았다는 기록은 40분 남짓이고, 주말 점심 피크를 살짝 지나 갔더니 5분 남짓이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반대편에는 평일 오후 2시에 가 보니 웨이팅도 손님도 없었다는 사람, 평일 저녁 일찍 가서 거의 마지막 테이블로 들어갔다는 사람이 있고, 한 시간쯤 기다릴 작정으로 나선 생일날 한 시 조금 넘어 도착했다가 기다림 없이 바로 먹은 사람도 있습니다. 오픈 시간에 맞춰 들어가 웨이팅은 없었지만 나올 때는 자리가 꽉 차 있고 뒷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는 이야기까지 겹치면, 이 집의 줄은 요일이 정하기보다 그날의 운이 정하는 듯합니다. 실제로 한 사람은 이를 복불복이라고 적었습니다.
기다리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캐치테이블도 테이블링도 없고 예약도 받지 않아서 가게 앞에 서 있어야 하고, 대기번호도 따로 없다고 합니다. 몇 해째 다니는 단골은 이것을 참 쉬운 듯 낯선 웨이팅 방법이라고 적었습니다. 줄에 서 있는 동안 할 일은 메뉴판 정독입니다. 30분쯤 기다리며 메뉴판을 읽었다는 사람이 있고, 직원이 주문을 물어 오면 미리 골라 둔 메뉴를 재빨리 부르라는 조언도 있습니다. 그렇게 주문을 먼저 받아 간 덕분에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이 빠르게 나왔다는 기록이 이어집니다.


좁아 보여도 안쪽이 깊은 자리
문 앞에서는 가게가 작아 보입니다. 원래는 검은 건물 한 채뿐이었는데 어느새 옆 노란색 매장까지 넓어졌다고 오래 다닌 단골은 적었고, 그래도 넓은 편은 아니어서 아담하고 북적북적한 분위기라는 사람도, 낡고 작지만 그것마저 믿음이 간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입구 쪽은 좁아 보여도 안쪽으로 들어가면 좌석이 꽤 있어서 생각보다 넉넉했다는 후기가 여러 편이고, 세어 본 사람은 아홉, 열 테이블 정도라고 했습니다. 조명이 은은해 낮에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이야기, 외관과 내부에서 중국집 느낌이 물씬 나서 칭따오가 생각난다는 이야기, 그리고 실제로 옆 테이블이 모두 칭따오를 마시고 있었다는 장면이 한 자리에 겹칩니다.
회전은 빠른 편이라는 데 의견이 모입니다. 한 사람은 직원들이 회전이 빠른데도 응대는 친절해서 급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했고, 다른 사람은 더운 날 냉방이 시원치 않아 땀이 식을 새 없이 번들거리며 먹고 나왔는데 회전이 빠른 이유에 그것도 들어 있을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빠른 회전을 한쪽은 친절로, 한쪽은 더위로 기억하는 셈입니다. 더운 날 가신다면 땀을 식힐 부채나 손수건을 챙겨 가세요.


만두보다 먼저 남는 것들
만두집인데 후기에서 가장 자주 이름이 오르는 메뉴는 어향가지입니다. 가지를 싫어하더라도 일단 시키라는 권유가 있고, 야상해에 오면 어향가지는 꼭 먹어야 한다더라 해서 주문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만두로 유명한 곳인데도 제일 먼저 꼽은 메뉴가 의외로 어향가지였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표현은 제각각입니다. 살짝 매콤하고 겉면이 바삭해서 깨물면 가지 즙이 나온다는 사람, 겉이 바삭하지는 않지만 양념이 잘 스며들고 달달한 맛이 강해 밥과 먹어도 맛있겠다는 사람, 튀김옷이 아주 얇고 매콤새콤해서 닭갈비가 떠오른다는 사람, 정말 가지만 볶아 나오는데 흐물거리지 않고 양념이 적당해서 하나도 안 남겼다는 사람, 맛있지만 간이 조금 세서 자기 입에는 짰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접시를 두고도 바삭하다와 바삭하지는 않다가 나란히 적혀 있으니 각자의 입으로 확인해 보세요.


볶음밥 이야기는 더 한쪽으로 기웁니다. 어향가지와 계란새우볶음밥을 원픽으로 꼽은 사람, 새우계란볶음밥은 사실 만두보다 맛있으니 다른 건 안 시켜도 꼭 시키라고 한 사람, 밥이 누른밥 식감처럼 콰작쫀쫀하고 기름이 밥알 하나하나에 코팅된 듯 고소하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소룡보와 새우만두에는 별 두 개를 주고 계란볶음밥에는 별 다섯 개를 준 사람입니다. 언젠가 이 볶음밥만 먹으러 다시 올 것 같다고 했지요. 누룽지처럼 바삭한 것이 특징이라 둘이 오면 조금밖에 못 먹으니 넷이 오라는 사람도, 두 명에 하나는 먹어야 한다는 사람도 같은 말을 조금씩 다르게 했습니다. 고기를 먹은 뒤 후식으로 먹는 볶음밥처럼 제대로 눌려 바삭하다는 표현까지 합치면, 첫 주문이 고민될 때는 볶음밥부터 정해 두고 나머지를 고르는 편이 마음이 놓입니다.


부추만두 앞에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감동적인 맛이라며 소룡보와 함께 꼭 시키라는 사람, 처음 먹어 봤는데 너무 맛있다며 새우만두와 함께 추천한 사람이 있는 한편, 부추 맛이 생각보다 세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는 사람, 소문을 듣고 기대가 컸는데 생각보다는 그냥 그랬다는 사람, 항상 먹는 코스인데 그날은 약간 아쉬웠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날 함께 간 단골 친구는 원래 진짜 맛있는데 오늘은 이상하다고 했다지요. 부추만두는 한 번의 접시로 판단하지 마시고 다른 만두와 같이 시켜 비교해 보세요.


소룡보는 네 개, 새우만두와 다른 만두는 열 개씩 나온다고 하니 가격 대비 괜찮은 편이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소룡보는 찜기째 따뜻하게 나와 피가 촉촉하고 안쪽에서 육즙이 느껴졌다는 사람, 육즙이 가득 차 있어서 입조심하며 먹어야 한다는 사람이 있고, 새우만두는 새우가 통으로 들어가 한입 베어 물 때 맛이 좋았다는 사람, 야들야들하고 촉촉하고 맛이 진하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소룡보를 두고 생각했던 그 맛이고 굉장히 맛있었다고 한 사람도, 정석적으로 맛있는 소룡보라고 한 사람도 있습니다. 한 사람은 주문이 누락되어 소룡포를 못 먹었지만 나머지 세 접시로 배가 불러 다시 달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시키면 될지는 이미 답이 적혀 있습니다. 둘이 소룡보 7,000원, 새우만두 9,000원, 계란새우볶음밥 13,000원, 어향가지 13,000원을 시켜 총 42,000원이 나왔고 양이 딱 맞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첫 방문이라 뭘 먹을지 고민된다면 만두 두 종류에 요리 하나, 볶음밥 하나의 조합이 꽤 괜찮았다고 합니다. 반대로 양이 많지는 않았다는 사람도 있고, 넷이 가면 모든 종류를 다 시켜 보라고 권한 사람도 있으니 함께 가는 인원수에 맞춰 접시를 늘려 보세요.
만두와 볶음밥 사이에서 다른 접시를 고른 사람들도 있습니다. 토마토계란볶음은 계란이 지짐처럼 식감 있게 볶아 나와 다른 곳보다 더 맛있었다는 후기가 있고, 마파두부는 많이 맵지 않고 얼얼함이 적당하지만 다진 고기가 안 들어간 듯 진한 맛이 아쉬운 무난한 맛이라는 사람, 마파두부와 볶음밥 조합을 두고 끝까지 고민하다 참았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해식동파육을 주문한 사람도, 국물이 필요하면 사천소면을 시키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천소면은 만두와 함께 주문해 둘 다 너무 맛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여러 후기가 마지막에 하나로 모으는 주문은 맥주입니다. 음식만 먹으면 퍽퍽하니 중간중간 맥주로 목을 적셔 주라는 사람이 있고, 칭따오를 마시는 옆 테이블들 사이에서 우리 테이블만 안 마셨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기 전에 챙길 것은 몇 가지입니다. 영업은 12:00부터 21:40까지이고 라스트 오더는 21:00이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고 매주 월요일은 쉽니다. 주차는 안 되고 예약도 받지 않습니다. 9월 초에는 지짐만두와 오이만두가 판매되지 않았다고 하니 메뉴판을 먼저 확인해 보세요.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면 굳이 싶은 맛집이라고 적은 사람도 있고 웨이팅 값어치는 충분하다고 적은 사람도 있으니, 앞에 선 팀 수를 세어 보고 마음을 정하시면 됩니다. 줄이 길면 메뉴판을 정독하며 볶음밥과 어향가지부터 정해 두시고, 줄이 없으면 그 운을 그대로 안고 들어가 앉으세요.
야상해
중식 · 만두 · 딤섬이태원역 1번 출구 근처 골목 안의 만두집입니다. 입구 쪽은 좁아 보여도 안쪽에 좌석이 더 있고, 어향가지와 계란새우볶음밥, 소룡보와 새우만두가 후기에서 자주 오르내립니다.
새우계란볶음밥 강추.. 사실 이게 만두보다 맛있습니다
- 주소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23길 6
- 영업
- 12:00 ~ 21:40 (라스트 오더 21:00) / 브레이크 타임 15:00 ~ 17:0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가격
- 소룡보 7,000원 / 부추만두 8,000원 / 새우만두 9,000원 / 어향가지 13,000원 / 계란새우볶음밥 13,000원 / 토마토계란볶음 13,000원 / 마파두부 12,000원
- 비고
- 0507-1442-8666 / 예약 불가, 캐치테이블·테이블링 등 원격 웨이팅 불가(현장 대기) / 주차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