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순라길) 좁은 계단은 사람이 오르고, 음료는 엘리베이터로 올라오는 한옥 카페
웨이팅 시스템 없이 선착순으로 자리를 잡고, 주문한 뒤에 옥상까지 오른 사람들. 한옥 대문 안쪽에서 돌담과 숲이 보이는 자리까지 가는 길의 기록을 겹쳐 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8.26
- 골목
- 서순라길

트마리는 길가에 있지 않고 골목 안쪽에 있습니다. 이 사실을 여러 사람이 저마다 다르게 적었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공방 수업을 마치고 걷다 들른 분은 입간판이 아니었으면 못 보고 지나칠 뻔했다고 했고, 서순라길 풍경을 보며 걷다 보면 카페가 많이 보이는데 이곳은 길가가 아니라 골목에 있다고 적은 분도 있으며, 눈을 부릅뜨고 찾아가시라고 당부한 분도 있습니다. 종로3가역에서는 걸어서 5분쯤이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한옥으로 된 입구 대문이 특이하고 예쁘다는 말이 있으니, 골목으로 접어들어 그 대문이 보이면 거의 다 오신 것입니다.
이 집이 붐비는지 한산한지는 기록마다 다릅니다. 일요일 오전에 간 분은 사람이 없고 한산한 거리가 매력이었다고 했고, 12시를 조금 넘겨 도착했더니 손님이 몇 팀뿐이었다고 적었습니다. 반대로 날씨 좋은 토요일에 간 분은 사람이 엄청 많아서 지나가다 아무 곳이나 들어갔는데 1층은 자리가 없었고, 봄에 간 다른 분은 핫플답게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한 사람은 주문을, 한 사람은 자리 잡기를 맡았다고 남겼습니다. 웨이팅 시스템이 따로 없고 선착순이라는 말이 반복되니, 주말에 가신다면 일행 중 누가 먼저 자리를 잡을지 미리 정해 두세요.


안으로 들어서면 한옥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서까래와 나무 소재가 살아 있어서 따뜻하고 아늑하다는 분이 있고, 천장 서까래와 목재 기둥이 오래된 한옥의 매력을 보여주는 곳에 현대적인 조명과 소품이 더해져 세련되다는 분이 있습니다. 벽 곳곳에 놓인 작은 작품과 소품 때문에 카페 전체가 작은 전시 공간 같았다는 표현도 있습니다. 1층에는 카운터를 둘러싼 아담한 2~3인석이 여럿이고, 계단을 조금 오르면 한두 팀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중간에 하나 나온다고 합니다. 자리를 고를 수 있는 날이라면 1층 서까래 아래와 중간 자리를 한 번씩 둘러보고 앉으세요.


옥상까지 가는 길
이 집에서 가장 많이 겹치는 이야기는 옥상까지 오르는 길입니다. 계단이 매우 좁으니 조심해서 오르라는 당부가 있고, 가본 카페 옥상 중에 제일 가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며 그래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이유를 알았다는 분도 있습니다. 옥상에 자리를 잡으면 사장님이 음료를 엘리베이터로 올려 주신다는 기록이 있고,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올려 준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해한 분도 있습니다. 한 분은 중간 자리를 지나 더 좁은 계단을 타야 옥상이 나온다고 순서까지 적어 두었습니다. 굽이 높은 신발이나 큰 짐이 있는 날이라면 자리를 정하기 전에 그 계단부터 올려다보세요.


옥상에 올라서면 저마다 다른 계절이 펼쳐집니다. 봄에 다녀간 분은 올라오자마자 푸릇한 숲이 보였다며 봄에서 초여름 사이에는 무조건 옥상 좌석을 권했고, 햇살 좋은 날이면 북적이는 큰길보다 종묘 옆 길이 떠오른다던 분은 돌담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옥상을 명당이라 불렀습니다. 그분은 돌담이 바로 보이는 자리는 문을 연 직후가 아니면 기다릴 수 있다는 팁도 남겼습니다. 덥긴 했지만 하늘이 진짜 파랬다고 적은 여름 방문자가 있고, 밤에 올라 뷰는 못 봤어도 전기방석과 담요 덕분에 추위가 괜찮았다는 분은, 다 마신 음료는 옥상에 두고 내려가면 된다는 메모도 남겼습니다. 낮의 초록과 밤의 담요, 어느 쪽이 더 끌리는지에 따라 시간을 고르세요.


잔에 담긴 것들
메뉴 이야기는 차분하게 이어집니다. 두디라떼는 향긋한 밀크티에 흑임자 크림과 호두 가루를 얹은 이 집의 시그니처로, 일반 밀크티보다 풍미가 진해서 디저트처럼 마시게 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함께 놓인 문경 오미자 에이드는 새콤달콤한 맛에 탄산이 더해져 더운 날 가볍게 마시기 좋았고, 두 잔을 나란히 놓으면 고소한 크림과 붉은빛이 대비돼 색감이 예뻤다고 합니다. 커피 쪽에서는 콜드브루가 산미 없이 고소하고 깔끔했다는 분과 아메리카노도 산미가 강하지 않아 디저트와 어울렸다는 분이 겹칩니다. 추운 날 하동 매실 청차를 시킨 분은 달달해서 좋았지만 뚜껑이 잘 맞지 않아 자꾸 안으로 들어갔다고 귀띔했습니다. 딥초코가나슈를 고른 분이 두 명이고, 겹겹이 초콜릿 크림이 진한데도 무겁지 않다고 했습니다.


낮에는 카페, 저녁에는 술 한잔하기도 괜찮은 곳이라는 기록이 여러 번 나옵니다. 저녁에는 하우스 와인과 치즈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분이 있고, 맥주와 와인, 안주로 먹기 좋은 플래터까지 있다고 적은 분도 있습니다. 포장해 가면 할인이 된다는 기록이 하나 있으니, 가져가서 마실 예정이라면 계산할 때 물어보세요. 영업시간은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대부분 적혀 있고 일요일은 조금 일찍 닫는다는 기록이 하나 있어서, 일요일 저녁에 갈 계획이라면 미리 확인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밤에 오른 분은 낮에 오면 뷰도 예쁠 것 같다고 남겼고, 낮에 오른 분들은 푸릇한 숲과 파란 하늘을 남겼습니다. 두 기록을 겹치면 이 옥상에는 누구에게나 아직 못 본 시간이 하나씩 남아 있는 셈입니다.
트마리
한옥 카페 · 루프탑골목 안쪽 한옥을 쓰는 카페 겸 와인바입니다. 서까래와 목재 기둥이 남은 1층과 중간 자리를 지나 좁은 계단을 오르면 돌담과 숲이 내려다보이는 옥상 좌석이 나옵니다.
골목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서 번잡한 느낌보다는 조용히 쉬어가기 좋은 분위기였어요.
- 주소
-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107-1
- 영업
- 매일 11:00 - 23:00 (일요일은 22:00까지라는 기록도 있음)
- 가격
- 두디라떼 8,000원 / 문경 오미자 에이드 8,000원 / 하동 매실 청차 7,000원
- 비고
- 주차 불가 / 웨이팅 시스템 없이 선착순 / 옥상은 좁은 계단, 옥상 좌석 음료는 엘리베이터로 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