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지 대구탕골목) 정다방, 붉은 조명 아래 노래와 술이 하나 되는 자리
LP바지만 음악을 조용히 감상하는 곳이 아닙니다. 여기서는 술이 마시고 싶어질 정도로 음악이 나오고, 음악이 불고 싶어질 정도로 술이 마십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4.21
- 골목
- 삼각지 대구탕골목

삼각지역 1번 출구에서 골목으로 들어서 계단을 올라가면, 붉은 조명이 들어오는 문이 나옵니다. 정다방입니다. 오래된 상가의 외형과 작은 표식은 아는 사람만 밤의 주파수를 맞춰 찾아오는 비밀 방송국 같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힙하면서도 감성분위기가 가득합니다. 밖에서 보았던 네온사인불빛이 안쪽에도 비춰져 뉴트로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더욱 잘 느껴집니다.
중앙에는 LP와 음악 장비를 갖춘 뮤직 스테이션이 놓여 있습니다. 그 주위로 소파와 테이블, 높은 스툴 좌석이 흩어져 있습니다. 1980년대 음악다방과 외국의 힙합 바가 한 공간에서 겹쳐진 듯한 이곳은, 정교하게 설계된 고급 바보다 낡은 가구와 네온, 음반이 만드는 혼성적인 분위기가 더 강합니다. 매장도 테이블간 간격도 넓은 편이 아니지만, 음악소리는 적당하고 따뜻한 조명 덕분에 대화하기 좋은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음악은 이곳의 중심입니다. 화려한 칵테일 기술보다 음악이 있습니다. 위스키와 와인, 맥주를 중심으로 술을 고르며, 주류만 주문해 머물 수도 있습니다. 테이블에는 신청곡을 적는 종이가 놓여 있습니다. 듣고 싶은 노래를 써서 건네면 보유한 음반과 그날의 흐름에 따라 DJ가 선곡에 반영합니다. 신청했다고 반드시 곧바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고른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순간에는 잠시 이 붉은 방을 빌린 듯한 기분이 듭니다.


다만 음악 취향이 그날의 선곡과 맞지 않으면 몰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신청곡이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고, 큰 음악 때문에 조용한 대화는 자주 끊깁니다. 음식 역시 술집의 주요 목적이 되기에는 단출합니다. 피자와 가벼운 스낵 정도가 배가 찬 2차 손님을 위한 구성입니다. 세밀한 칵테일과 바텐더의 정교한 설명, 고요한 혼술을 기대한 사람에게는 이곳의 결이 다를 것입니다. 화려한 술보다 음악과 분위기에 비용을 지불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다를 때 만나는 두 개의 정다방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저녁을 먹은 뒤 2차로 들어오고, 누군가는 이곳에서 처음 술을 마십니다. 시간에 따라 정다방의 손님 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대체로 오후 7시에 문을 열어 자정까지 영업하며,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새벽 2시 무렵까지 밤을 연장합니다. 정기휴무 없이 운영하지만 늦은 시간이나 특별 일정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별도의 드레스코드는 없고 워크인 방문이 자연스럽습니다.
예약 없이도 빈자리가 있으면 입장할 수 있지만, 금·토요일 밤에는 좌석이 차기 쉽습니다. 전용 주차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골목이라 지하철이 가장 편하며, 술을 마실 곳이라는 점에서도 대중교통이 낫습니다. 바테인더와 운영자는 손님의 취향을 묻고 술을 세밀하게 설계하는 칵테일 바의 역할보다, 음악의 흐름과 공간 전체를 관리하는 진행자에 가까웠습니다. 응대는 자유롭고 편안했으며, 손님과 지나치게 가까워지거나 격식을 세우지 않습니다.
정다방의 장점은 정체성이 선명하다는 데 있습니다. 붉은 조명과 아날로그 음반, 비교적 큰 음향은 평범한 와인 한 잔까지 장면으로 바꿉니다. 사진도 분위기 있게 나오고, 삼각지와 용리단길에서 저녁을 먹은 뒤 찾아갈 2차로 특히 매력적입니다. 젊은 데이트 손님과 음악을 좋아하는 일행, 하루를 조금 더 연장하고 싶은 사람들이 어울립니다. 신청곡도 받아주고, 음악 위주의 분위기가 강하다는 점이 이곳을 다른 술집과 구별 짓습니다. 누군가는 이곳을 나선 뒤에도 귓속에는 노래가 남았고, 붉은 조명은 한동안 눈꺼풀 안쪽에서 꺼지지 않았다고 표현합니다. 밤거리의 특별한 시간들이 여기에 모입니다.
정다방
LP바·와인바삼각지역 1번 출구에서 도보 3분, 대구탕 골목 안 2층에 위치한 LP바. 붉은 네온 조명과 아날로그 음반, DJ가 직접 선곡하는 음악이 특징입니다. 낡은 가구와 현대 바 문화가 어우러진 혼성적인 분위기로, 데이트와 친구 모임에 좋습니다.
음악이 불고 싶어질 정도로 술이 마시고, 술이 마시고 싶어질 정도로 음악이 나오는 곳
- 주소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62길 16 2층
- 영업
- 월-목 19:00-24:00 / 금·토 19:00-02:00 / 일 19:00-23:00 (라스트오더 마감시간 30분 전)
- 가격
- 와인·하이볼·맥주 등 주류 중심
- 비고
- 예약 가능 / 단체이용 가능 / 콜키지 가능(유료) / 신청곡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