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팔판길) 팔판길 30-1, 한옥 한 채가 와인바로 쓰이는 저녁
세 번의 헛걸음 끝에 네 번째로 문을 열고 들어간 사람의 기록입니다. 한 사람의 하루지만, 그 안에는 기다림의 시간이 와인 한 잔보다 길게 담겨 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3.06
- 골목
- 삼청동 팔판길

팔판길 30-1, 골목 안쪽 한옥 한 채가 와인바로 쓰이고 있습니다. 상호는 아엠히얼. 한옥에서 마시는 와인이라는 조합이 낯설면서도 한국적인 경험이 될 거라는 기대로, 이 골목을 지나던 wolfie_film의 눈에 오래전부터 들어와 있던 곳이었습니다.
wolfie_film은 이곳을 네이버 지도에서 우연히 알게 됐다고 적었습니다. 한옥에서 와인을 마신다는 소개 문구만 보고도 마음이 끌려, 그 자리에서 가보고 싶은 곳 목록에 올려두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걸음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 사이의 사정이 이 글의 절반을 채웁니다.
정작 방문까지는 세 번의 실패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함께 가려던 마루 친구들이 멀다고 해서 무산됐고, 두 번째는 외국인 친구를 데리고 일부러 찾아갔지만 문이 닫혀 있어 산책만 하고 돌아섰습니다. 세 번째는 하필 정기휴무인 월요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대구에서 올라온 친구와 함께 다시 걸음 했을 때에야 마침내 문을 열고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헛걸음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 이번에는 미리 사장님께 인스타그램 DM을 보냈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습니다. 짧은 대화에서도 사장님이 젠틀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wolfie_film은 적었습니다. 도착해서 지난번 헛걸음 이야기를 전하자 사장님이 치즈 플래터를 서비스로 내주었고, 그렇게 이 집의 단골이 되어가는 기분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그날 고른 와인은 원래 화이트였지만, 마음에 둔 종류가 품절이라 사장님의 추천대로 로제로 바꿨습니다. 꼬뜨 드 프로방스 AOP의 페이라솔루 로제였습니다. 와인을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둘 다 맛있게 마셨다고 했습니다. 와인병의 모양이 예뻤다는 말도 사진 옆에 짧게 남겼습니다.
치즈 플래터는 견과류와 말린 과일이 함께 올라온 구성이었습니다. 치즈마다 풍기는 향이 다 달랐고, 조합은 함께 간 친구가 알아서 골라준 대로 먹었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집에서 똑같이 재현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그날의 조합이 맛있었다는 기억만은 또렷하게 남겼습니다.


한옥에서 마시는 와인
서울로 놀러 온 친구에게 기분 전환할 곳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과, 스스로도 오래 벼르던 곳에 가보고 싶었던 마음이 같은 저녁에 만난 셈입니다. 한옥의 나무 기둥과 창, 벽을 채운 와인 병들 사이에서 마신 로제 한 잔이 그날의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세 번의 헛걸음을 돌이켜보면 이 저녁이 더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멀어서 무산되고, 닫힌 문 앞에서 발길을 돌리고, 정기휴무를 모르고 걸음 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마침내 자리에 앉아 잔을 부딪친 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을 겁니다. wolfie_film은 이날의 기록을 이렇게 한마디로 정리했습니다. 드디어 가봤다.
아엠히얼
와인바(한옥)팔판길 30-1, 한옥 건물을 그대로 살린 와인바입니다. 네이버 지도에서 우연히 알려지기 시작한 곳으로, 한국적인 공간에서 와인을 마시는 경험으로 소개됩니다.
서울로 온 김에 기분 전환하기에 이 친구에게도 좋고, 나도 너무너무 가보고 싶었던 곳 가는 거라 좋고.
- 주소
- 서울 종로구 팔판길 30-1
- 영업
- 월요일 정기휴무(그 외 요일 영업시간 미확인, 방문 전 인스타그램 DM으로 확인 권장)
- 가격
- 가격 정보 미확인
- 비고
- 인스타그램 @iamhere_iamhere / 예약 및 영업 확인은 인스타그램 DM 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