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치킨&호프, 뒷문 너머의 야장
몇 년째 앞쪽 테라스 테이블 두 개만 알던 단골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걸린 현수막 하나가, 가게 뒤편에 숨어 있던 넓은 야외 공간을 알려 주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9.08
- 골목
- 을지로 노가리골목

충무로 PJ호텔 골목, 을지로20길 16에 돈까스치킨&호프가 있습니다. 종로에서 배불리 먹고도 술이 아직 고픈 사람들이 2차, 3차로 찾아드는 곳입니다. 몇 년째 이 집을 드나든 단골이 있습니다. 원래는 가게 앞 테라스에 놓인 야장 테이블 두 개만 애용해 왔는데, 어느 날 못 보던 현수막 하나가 걸려 있었습니다. 매장 안쪽에 넓은 야외 자리가 있다는 문구였습니다.
이 골목은 노가리골목의 중심에서 한 블록 떨어진, 충무로 쪽으로 이어지는 자리입니다. 노가리골목 안에서 1차를 마친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듯 넘어와 2차, 3차를 트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앞쪽 테라스만 알던 단골이 몇 년 만에 뒷공간을 새로 발견했다는 사실은, 이 골목의 가게들이 겉보기보다 훨씬 넓은 얼굴을 감추고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 줍니다.
궁금해서 사장님께 여쭤보니 가게 뒤쪽 후문으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들어선 곳은 몇 년을 다니면서도 몰랐던, 커다란 야외 공간이었습니다. 반짝이는 조명까지 걸려 있어서 감성이 죽여준다고 적었습니다. 앞쪽 테이블 두 개가 전부인 줄 알았던 가게가, 실은 뒷문 너머로 훨씬 넓은 얼굴을 감추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미 배부른 채로 찾아온 사람
이날은 종로에서 이미 거하게 먹고 온 뒤였습니다. 배는 부르지만 술은 아직 고픈 상황이라, 원래대로라면 상호명에 있는 돈까스나 치킨을 시켰겠지만 가장 간단한 안주로만 살짝 곁들였다고 적었습니다. 생맥주와 소주를 시키고, 노가리도 하나 곁들였습니다. 배부르다면서도 맥주는 또 잘 들어간다고, 스스로도 신기해했습니다. 다만 이날의 노가리는 예전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고, 오히려 몇 해 전 방문했을 때 먹었던 돈까스 세트가 만 칠천 원에 여러 안주를 한 번에 맛볼 수 있어 가성비가 좋았다는 기억을 함께 적었습니다. 같은 안주도 그날의 배 속 사정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는 걸, 이 두 번의 방문이 보여 줍니다.
같은 사람이 몇 년의 시차를 두고 남긴 두 번의 기록을 겹쳐 보면, 이 집의 두 얼굴이 보입니다. 처음 알게 됐을 때는 상호명 그대로 돈까스와 치킨을 앞세운 안주 종합선물세트가 인상 깊었던 곳이었고, 다시 찾은 날은 뒷문 너머 몰랐던 야외 공간을 새로 발견한 곳이었습니다. 몇 번을 다녀도 매번 다른 표정을 보여 주는 가게가 있다면, 아마 이런 곳일 것입니다. 이전 방문기를 스스로 다시 링크해 둔 것을 보면, 이 집을 오래 지켜본 눈이 분명해 보입니다.
돈까스치킨&호프
호프충무로 PJ호텔 골목에 있는 노포 호프집입니다. 앞쪽 테라스 자리 외에, 후문으로 이어지는 넓은 야외 공간을 뒤늦게 알게 된 단골도 있을 만큼 안쪽이 넓습니다. 돈까스와 치킨을 함께 파는 이름 그대로, 안주 구성이 푸짐합니다.
이렇게 큰 야외 공간을 통째로 쓰고 있다고?
- 주소
- 서울 중구 을지로20길 16 (인현동1가 15-15)
- 영업
- 전화 문의 (충무로 PJ호텔 인근 골목)
- 가격
- 생맥주 500cc 5,000원 / 소주 5,000원 / 노가리 10,000원 / 돈까스 세트 17,000원대
- 비고
- 앞쪽 테라스 야장 테이블 2개 + 후문 안쪽 넓은 야외 공간 / 2차·3차로 찾기 좋은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