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기와가 그림이 되는 베이커리
아티장 크로아상은 천연 발효로 켜켜이 쌓아올린 페이스트리를 판다. 북촌의 풍경도 함께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9.08
- 골목
- 북촌한옥마을

계동길을 올라가다가 아티장 앞에 멈춘다. 한옥과 신축 건물이 뒤섞여 있는 그 사이에, 이곳은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벽에는 나무 판이 세워져 있다. '두 손으로 직접 전하는 바른 마음.' 베이커리가 다짐처럼 적어 둔 말이다. 아티장 베이커스에서 새로 연 크로아상 전문점이다. 마이크로 베이커리라는 개념으로 운영된다. 한옥마다 이어진 골목길에서, 이곳은 조용히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하지만 오전부터 사람들은 문을 기다린다. SNS나 배달앱은 없어도, 입소문은 빠르다. 정직한 맛이 사람들을 부르는 것이다.
내부는 아이보리 톤과 원목으로 채워져 있다. 벤치 좌석과 2인용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다. 모든 것이 조용하다. 카페 음악도 유독 작다. 마치 신사 같은 분위기다. 그리고 가로로 길게 낸 창. 눈높이보다 높은 위치의 창밖으로, 한옥 기와지붕이 그림처럼 걸린다. 북촌이라는 동네를 실내로 끌어들이는 설계다. 천장의 유리 펜던트 조명에서 흘러내린 노란 빛이 그 풍경을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앉는 것만으로 북촌을 소유한 기분이 든다. 이것이 북촌다운 공간이다.
크로아상은 시간표에 따라 나온다. 발효 상태에 따라 다소 변동되지만, 정해진 시간에만 특정 빵이 세상에 나온다. 9시부터 더블초콜, 아몬드, 소세지 크로아상과 뺑오스위스. 10시 30분까지 밀크대니쉬, 치즈대니쉘. 제빵개량제나 냉동반죽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천연 발효종을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반죽을 만든다. 유럽식 아티장 브레드를 그대로 구현하려는 철학이 담겨 있다. 그것이 마이크로 베이커리의 정의다. 인스타그램에 뜨지 않지만 오전 9시부터 줄을 서는 가게가 되는 이유. 오렌지 필이 올라간 초콜릿 크로아상을 고른다. 포크로 갈라보니 켜켜이 쌓인 층이 확실하다.
겹겹이 부풀어 오른 페이스트리 층 사이에는 천연 발효의 흔적이 남아 있다. 제빵개량제나 냉동반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맛에서도 느껴진다. 입에 넣으면 버터의 향과 초콜릿의 달함, 그리고 오렌지 필의 산뜻함이 한 번에 흘러든다. 유럽의 베이커들이 수십 년 전부터 지켜온 방식이 그대로 여기 계동 골목의 2층에 살아 있다.
옆에 커피를 마신다. 아메리카노가 진하게 뽑혀 나온다. 유리잔에 담겨 나오는데 크레마 층이 위에 얇게 떠 있다. 러스크도 있고 사블레 쿠키도 있다. 각각 4,500원, 5,000원의 소박한 가격이다. 바질 토마토 크림치즈 포카치아 4,800원. 이 모든 것이 이 골목의 시간을 담고 있다.
크로아상에서 떠나온 입은, 이제 카페의 다른 것들을 찾는다. 라우겐 크로아상도 있다고 했다. 오후 9시 30분에 나온다고 했다. 시간표를 보며 사람들은 계산한다.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지금 가지고 나올 것인가. 마이크로 베이커리는 사람들을 기다리게 한다. 그 기다림 자체가 빵을 더욱 소중하게 만든다.
다시 창밖을 본다. 기와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해가 길게 지면서 조명이 켜진다. 유리 펜던트 조명의 노란 빛이 더욱 은은해진다. 아티장은 빵을 팔지만, 정말로는 이 골목의 시간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한옥마을이 관광지로 변한 이 시대에, 여전히 조용하게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공간. 그것이 이곳의 가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