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코너를 돌면 연기 냄새가 난다, 슈우테츠
강풀 만화거리 골목 안쪽 코너에 자리한 야키토리집. 가오픈 첫날 찾아간 사람도 있고, 이제는 단골이 되어 치킨난반만 세 번째 시키는 사람도 있습니다. 열넷의 저녁이 겹쳐진 자리를 소개합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9.08
- 골목
- 강풀 만화거리

강동역에서 강풀 만화거리 쪽으로 걷다 골목 코너를 돌면 슈우테츠가 나옵니다. 원래는 카페였던 자리라고 합니다. 지난해 초가을, 가오픈 날짜에 맞춰 찾아간 블로거는 조용한 동네에 숨겨진 아지트 같았다고 적었습니다. 빌라들 사이에 있어서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하기는 쉽지 않은 위치입니다. 실제로 나중에 방문한 다른 블로거는 이곳을 두고 빌라들 사이에 있는 숨은 야키토리 보석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ㄱ자로 꺾인 다찌석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여덟에서 열 자리쯤 되는 바 좌석과, 창가의 2인 테이블 두어 개, 그리고 야외에 놓인 테이블 하나가 이 가게의 전부입니다. 크지 않은 공간이라 처음 온 사람도 자리를 잡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선반에는 라부부와 짱구, 공룡 인형 같은 소품들이 줄지어 앉아 있고, 카운터 한쪽에는 초록색 공룡 장난감이 콜라 병뚜껑 옆에 놓여 있기도 합니다. 사장님이 하나씩 모은 것으로 보이는 이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이 가게를 찾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의 시간대는 저마다 다릅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오픈 시간에 조용히 들어가 여유롭게 자리를 잡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달려와 시원한 생맥주부터 시킨 사람도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트리 장식을 보며 연말 기분을 낸 사람도 있고, 날씨 좋은 봄가을에 야외 테이블에 앉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맥주를 마신 사람도 있습니다. 한 블로거는 강동에서 야외 테라스가 있는 술집이 드물다며, 이 자리를 발견한 게 반가웠다고 적었습니다.
굽는 냄새와 다찌석의 대화
슈우테츠의 중심은 역시 야키토리입니다. 사장님이 다찌석 바로 앞에서 직접 손질한 꼬치를 굽는데, 기성품을 쓰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은 블로거는 그 말을 듣고 기대가 더 커졌다고 적었습니다. 염통은 질길 거라 예상했는데 부드럽고 잡내가 없어 놀랐다는 후기가 있고, 모래집은 오도독한 식감이 살아 있다는 평도 있습니다. 닭다리살과 닭날개는 소금으로만 구워 겉은 노릇하고 속은 촉촉하게 낸다고 합니다. 대표 메뉴인 다섯 가지 꼬치 세트는 만사천구백 원, 낱개로 추가하는 꼬치는 한 점에 삼천이백 원 안팎입니다.


몇 번 다녀간 뒤 동네 단골이 됐다고 밝힌 블로거는 갈 때마다 굽기가 일정하다는 점을 이 집의 신뢰로 꼽았습니다. 치킨난반 외에도 계란말이는 두툼하게 말아 가츠오부시와 명란마요 소스를 얹어 단짠의 조화가 예술이라는 평을 남겼고, 매콤한 중화풍 된장 라멘인 탄탄미소나베도 다음에 데이트로 갔을 때 먹어봐야겠다며 다음 방문을 기약한 사람도 있습니다. 요리류는 만삼천 원에서 만오천구백 원 사이, 사케는 무사시노 브랜드가 사만구천 원부터 시작합니다.
밤이 되면 이 가게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조명을 낮게 깐 우드톤 인테리어 때문에 저녁 시간대에 특히 잘 어울리는 감성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골목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 시끄러운 대로에서 살짝 벗어난 느낌이라, 옆 테이블 대화가 크게 들리지 않고 은은한 음악만 깔린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혼술이나 둘이 오는 손님에게 특히 잘 어울린다는 평이 반복해서 나옵니다. 다만 가게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넷 이상이 가려면 야외 자리가 남아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열넷의 방문 기록을 나란히 놓고 보면 슈우테츠를 찾아온 이유는 저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새로 생긴 골목 술집이 궁금해서 가오픈 날 찾아간 사람, 일본 여행에서 먹었던 야키토리 맛을 잊지 못해 동네에서 그 맛을 찾아 나선 사람, 강동에 야외 테라스 있는 술집이 드물다는 걸 알고 일부러 찾아온 사람, 그리고 몇 번을 오가다 결국 단골이 된 사람까지. 다른 이유로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다찌석에 앉아 꼬치 굽는 냄새를 맡는 순간만큼은 다들 비슷한 표정을 지었을 것 같습니다.
슈우테츠
이자카야 (야키토리 전문점)강동역에서 도보 5분 남짓, 강풀 만화거리 골목 안쪽 코너에 있는 야키토리 이자카야입니다. ㄱ자 다찌석과 작은 테이블, 야외석 하나가 전부인 아담한 공간이지만 사장님이 직접 손질하는 꼬치와 곳곳에 놓인 소품들로 저녁마다 자리가 찹니다.
빌라들 사이에 있는 숨은 야키토리 보석입니다
- 주소
- 서울 강동구 천호대로168나길 3 1층
- 영업
- 월~토 17:30 - 01:00 (라스트오더 00:00) / 일요일 휴무
- 가격
- 야키토리 낱개 3,200원대 / 모둠 5종세트 14,900원 / 치킨난반·탄탄미소나베 등 요리류 13,900 - 15,900원
- 비고
- 주차 불가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 QR 테이블 주문 / 다찌석·2인 테이블·야외석 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