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두 시간을 기다린 사람과 문 여는 시간에 맞춰 간 사람이 나눠 먹은 롤케이크, 몰리아
증가로 골목 조용한 건물 2층. 하얀 원형 테이블과 리넨 커튼이 드리운 창을 두고,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적고 두 시간을 서성인 사람과 평일 오픈 시간에 맞춰 들어간 사람이 같은 자리를 다르게 적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4.03
- 골목
- 연희동

연희동 골목길, 조용한 건물 2층에 몰리아가 있습니다. 유튜버 온도(ondo)님이 혼자 운영하는 공간이라 평소 좋아하던 채널이라 꼭 한 번 와 보고 싶었다는 사람이 있고, 영상에서 보던 미적 감각이 대단하다고, 일하는 공간까지 예뻐서 자기도 모르게 사진을 찍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1층 가게에는 와 봤어도 그 건물 2층에 몰리아가 숨어 있을 줄은 몰랐다고,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아는 만큼만 보이는구나 다시 깨달았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문 여는 시간은 찾아간 시점마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낮 열두 시부터 다섯 시 반까지라고 적은 사람이 있고, 얼마 뒤에는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낮 열두 시부터 여섯 시까지로, 쉬는 날도 월·화·일로 바뀌어 있었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여름에는 7월 15일부터 긴 휴가에 들어가 10월 1일에야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을 전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한 자리 한 자리가 귀한 만큼, 나서기 전에 인스타그램으로 그날 문을 여는지 확인하고 가라는 당부가 여러 글에 겹쳐 있었습니다.
웨이팅은 카운터에 놓인 종이에 이름과 연락처를 자필로 적는 방식입니다. 어느 주말, 한 시간이면 되겠지 하고 리스트에 이름을 적고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온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자기 앞뒤로 적었던 사람들은 진작 다 들어갔는데 본인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고요. 알고 보니 1인 손님이 몰리는 시간이라 자리가 나는 족족 혼자 온 손님으로 채워졌고, 일행과 둘이 온 그 사람은 두 자리가 한꺼번에 빌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매장 안을 보면 군데군데 자리가 비어 보이는데 정작 앉지는 못하는 상황이 한참 반복됐고, 결국 두 시간 가까운 기다림 끝에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랜만의 연희동 나들이라 걷는 것 자체로 기분이 좋았다고, 집값이 비싸겠다는 시시한 대화마저 산뜻하게 느껴졌던 시간이었다고 적었습니다.


문 옆에는 대기 방법을 적은 안내문이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로 함께 붙어 있어서 외국인 손님도 많이 찾는 곳이라는 걸 실감했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공간은 넓은 편은 아니지만 소품 하나, 조명 하나까지 하나의 무드로 잘 잡혀 있다고, 영상에서 보던 그 감성이 그대로 구현된 느낌이라고 쓴 사람도 있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카페이기도 합니다. 다만 예방접종을 마치고 목줄을 채운 경우에만 들어올 수 있고, 전용 의자와 식기, 쓰레기통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필요하면 말씀하시라는 안내문이 테이블마다 놓여 있습니다.


롤케이크 하나를 두고
몰리아의 시그니처는 요거트 롤케이크입니다. 진짜 먹어 보기도 전에 기대했는데 완전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고, 상큼한 요거트 생크림 맛은 처음이었는데 같이 든 과일과 잘 어울려서 살짝 비싼 편이라 망설였던 게 무색해졌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호지차라떼는 호주에서 먹어 본 뒤로 마실 기회가 없었는데 마침 메뉴에 있어서 반가운 마음으로 시켰다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초코 얼그레이 바나나 롤케이크 쪽을 골랐고, 같은 자리에서 밀크티까지 함께 주문해 두 가지 롤케이크를 나눠 먹었습니다. 시즌에 따라 메뉴가 바뀌는 편이라 뭘 먹을지 한참 고민했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긴 웨이팅 끝에 자리를 얻은 사람도, 문 여는 시간에 맞춰 가볍게 들어간 사람도 결국은 같은 롤케이크 한 조각 앞에 앉았습니다. 다만 그 조각을 얻기까지 각자 다른 오후를 지나왔을 뿐입니다.
몰리아
카페·디저트연희동 골목 조용한 건물 2층에 있는 카페입니다. 유튜버 온도가 혼자 운영하며, 하얀 벽과 원목 가구, 리넨 커튼이 드리운 창 아래에서 계절 과일을 넣은 롤케이크와 호지차라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영업장 문이라기보다는 마치 누군가의 아늑한 방문을 여는 느낌
-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13-9 2층 202호
- 영업
- 수~토 12:00-18:00 (일·월·화 정기휴무, 방문 시점마다 마감이 17:30~18:00로 조금씩 달랐습니다) / 여름철 7월 중순부터 긴 휴가, 인스타그램에서 영업 여부 확인 권장
- 가격
- 밀크티 7,000원 / 호지차라떼 7,000원 / 과일 요거트 롤케이크 9,500~9,800원 / 초코 얼그레이 바나나 롤케이크 8,000원 (블로그 기록에 적힌 값이며 시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비고
- 반려동물 동반 가능(예방접종·목줄 필수, 전용 의자·식기 비치) / 웨이팅은 현장 자필 접수 / 연희 사러가 민영주차장·연희 프라자 주차장 이용 / 인스타그램 @cafe.mo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