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모란시장) 란이네, 기름골목 안쪽 시장 노포에서 닭도리탕 한 냄비
모란종합시장 안쪽, 참기름 냄새가 지나가는 골목 끝에 밥집이자 술집인 노포가 있습니다. 메뉴판에 없는 제철 안주와 한 냄비 닭도리탕, 어머니 같은 사장님을 아홉 사람이 각자의 하루로 적어 두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1.05
- 골목
- 성남 모란시장

모란역 5번 출구에서 걸어서 삼 분 남짓이라지만 찾아가는 길은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합니다. 흑염소 거리 골목으로 들어서 시장을 지나고, 더 안쪽 기름골목을 지나는 동안 고소한 참기름과 들기름 냄새에 주의하라는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그 끝에서 간판이 보이는데, 첫 방문이라면 지도를 켜야 한다는 사람이 있고, 다른 가게는 불이 꺼져 있어서 문 닫았나 포기하려던 찰나에 겨우 찾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접근성이 좋지 않아서 더 숨겨진 느낌이라고 적은 사람은 그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댔다가 관리실 분이 따라와 안 된다고 하셨다는 기록도 있어서, 장날이 아니어도 지하철이 마음 편합니다.


해 질 무렵의 반 야장
안쪽은 아담해서 테이블이 대여섯 개쯤이라고 합니다. 통로 쪽에도 반쪽짜리 야외 테이블이 있고, 옆 미닫이문을 열면 노상에서도 먹을 수 있습니다. 일곱 시쯤 가면 시장이 살짝 조용해지면서 분위기가 더 살아난다고 한 사람은 야장도 실내도 아닌 반 야장 자리에서 바람을 맞으며 술이 술술 들어갔다고 적었습니다. 가게 밖에는 재료들이 자연 건조되고 있고 가격표가 붙어 있어서 괜히 더 믿음이 갔다고 합니다. 문에 덕지덕지 붙은 메뉴에서부터 노포 감성이 솔솔 난다는 말도 있습니다.


메뉴판에 없는 것도 됩니다
메뉴판은 많아 보이지 않는데 여기저기 붙은 종이를 가리키며 이것도 되느냐고 여쭈면 되는 것이 많다고 합니다. 쑥과 두릅, 부추전이 철마다 붙고, 겨울에는 씨알 굵은 꼬막이, 오징어철에는 오징어숙회가 올라옵니다. 굴보쌈과 간재미찜, 병어회, 홍어, 산낙지, 새우찜, 소내장탕까지 대부분 만 원대라는 말이 같습니다. 예약해야 하는 메뉴도 있고 미리 전화로 주문해 가면 금방 나온다고 한 사람이 있습니다. 먹고 싶은 메뉴가 없더라도 한번 문의해 보라는 권유가 시장 인심처럼 들립니다.


닭도리탕은 한 냄비입니다
닭도리탕에는 소중대의 구분이 없고 한 냄비로 나옵니다. 일 인분이 아니라 냄비값이라는 데 놀란 사람이 있고, 닭이 거의 한 마리 통째로 들어가고 큰 감자가 통으로 여섯 알쯤 들어 있어서 다른 곳 이삼만 원짜리와 양이 똑같다고 한 사람이 있습니다. 국물은 맑고 슴슴해서 조미료 없이 건강한 느낌이라는 사람, 얼큰한데 많이 맵지 않다는 사람이 있고, 아이들이 하나도 안 맵다며 잘 먹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국물을 끼얹어 가며 졸이면 양념이 더 배어 맛있어진다고 하고, 떡사리를 권하셔서 넣었더니 가래떡이 국물을 쭉 빨아들여 좋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밥을 비벼 먹으라고 신신당부한 사람도 있고, 배가 불러 못 비빈 것을 아쉬워한 사람도 있습니다.


닭도리탕 곁에는 만 원짜리 안주가 여럿 앉습니다. 머리고기는 한 부위가 아니라 여러 부위가 섞여 나오고 살코기가 꽤 많아서 마늘과 새우젓을 올려 쌈을 싸면 안주가 따로 없다고 합니다. 흑산도 홍어를 시킨 가족은 부모님은 덜 삭았다 했고 본인은 냄새가 강하게 느껴졌다고 적어서 취향이 갈립니다. 부추전은 바로 부쳐 주어 따끈하고 쫄깃하고, 더덕튀김은 더덕향이 확 올라오는데 기름이 깨끗하다는 평이 있습니다. 혼자 앉아도 되느냐고 조심스레 여쭈었더니 흔쾌히 앉으라 하셨다는 사람은 두부 한 모쯤 되는 두부김치로 배를 채웠습니다.




밑반찬은 할머니 집을 떠올리게 한다는 말이 많습니다. 알감자조림을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는 사람이 있고, 열무김치가 첫째였다는 사람이 있고, 알타리무김치와 번데기, 알배추를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한가한 시간에 간 사람은 사장님이 옆에 앉아 꼬막을 하나하나 까 주셔서 엄마랑 밥 먹는 기분이었다고 했습니다. 영업은 아침 열 시부터 밤 열한 시까지로 적은 기록이 많고, 열 시에 닫는다고 적은 기록도 있으니 나서기 전에 전화를 해 보면 좋습니다.
란이네
시장 노포 밥집·술집모란종합시장 안쪽, 참기름집이 늘어선 골목 끝에 있는 밥집 겸 술집입니다. 제철 안주와 한 냄비 닭도리탕, 어머니 같은 사장님이 중심입니다.
엄마랑 밥 먹는 기분
- 주소
- 경기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69번길 8 모란종합시장 1층 114호·121호
- 영업
- 매일 10:00~23:00 (라스트오더 22:00). 22:00 마감(라스트오더 21:00)으로 적은 기록도 있음
- 가격
- 닭도리탕 한 냄비 15,000원 / 머리고기·홍어·간재미찜·부추전·두부김치 등 대부분 10,000원대 / 생맥주 4,000원 (방문 기록 기준)
- 비고
- 모란역 5번 출구에서 도보 약 3분, 모란종합시장 안쪽 기름골목 뒷길 / 안쪽 테이블과 통로 쪽 야외 테이블 / 메뉴판에 없는 제철 메뉴는 문의 / 예약 필요한 메뉴·단체 예약 가능 / 전용 주차장 없음, 시장 주차장(장날 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