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거리) 양반댁, 인사동 골목이 품고 있는 할머니댁 한 상
번듯하게 꾸민 한정식집이 아닙니다. 문을 연 사람마다 약속이나 한 듯 같은 말을 떠올립니다. 시골 할머니댁에 놀러 온 것 같다고. 그 익숙함을 찾아 골목 안쪽까지 걸어 들어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8.11
- 골목
- 인사동거리

인사동 골목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다 보면 요즘 새로 생긴 가게들과는 분위기부터 다른 곳이 나온다고 말한 손님이 있습니다. 번듯하게 차려놓은 한정식집이라기보다,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가서 밥 한 상 받아먹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 바로 양반댁입니다. 종로3가역 5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안국역에서도 비슷한 거리, 쌈지길에서는 3분이면 닿는 자리라 인사동을 걷다가 방향만 살짝 틀면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집을 다녀간 사람들이 공통으로 꺼내는 표현이 하나 있습니다. 일요일 점심에 들렀던 한 손님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외할머니 댁에 온 듯 익숙하고 정감 가는 분위기를 느꼈다고 적었습니다. 엄마와 함께 인사동 나들이를 나온 다른 손님도 비슷했습니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한정식집을 예상했는데, 옛날 시골 할머니집에 밥 먹으러 온 것 같은 정겨운 느낌이 오히려 인사동이라는 동네와 잘 어울렸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손님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진짜 양반이 살았을 것 같은 넓은 내부라고 표현했는데, 화려하거나 세련된 대신 나무 테이블과 옛 그림, 한옥의 결이 어우러져 오히려 편안하고 정겹게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서로 다른 날, 다른 사람이 다녀갔는데도 세 사람 모두 같은 단어 앞에서 멈춰 선 셈입니다.
누구와 오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자리
양반댁의 공간은 넉넉합니다. 120석 규모에 2인석과 4인석이 마련되어 있고, 따로 분리된 세미룸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집을 찾는 이유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회식 장소로 넓고 조용한 한정식집을 찾다가 이곳을 택한 손님은, 반찬을 하나하나 직접 만드는 정성과 룸으로 나뉜 공간 덕분에 가족 모임 장소로도 손색없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나올 때는 거의 만석이었다고 적은 손님도 있어서, 인사동에서 모임이나 회식 장소를 찾는 발걸음이 이 골목 안쪽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걸 짐작하게 합니다.


반면 혼자 방문한 손님에게는 또 다른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정식은 보통 2인부터 주문 가능한 곳이 많은데, 이곳은 식사류 메뉴를 1인분만 주문해도 받아 줍니다. 넓은 홀이 회식과 가족 모임으로 채워지는 동안, 한쪽에서는 혼자 정갈한 한 상을 받는 사람도 있다는 뜻입니다. 대표 메뉴는 간장게장 솥밥정식과 보리굴비 솥밥정식, 돼지갈비 솥밥정식 세 가지이고, 육회와 삼합 같은 일품요리도 함께 팔고 있습니다. 직접 농사지어 짠 참기름과 들기름을 매장에서 살 수 있다는 점도 이 집이 반찬 하나까지 손으로 만든다는 인상을 뒷받침합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 좋은 이유
엄마가 좋아하는 보리굴비를 먹이려고 이곳을 검색해 찾아왔다는 손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흔히 떠올리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한정식집과는 결이 다르다는 걸 느꼈는데, 그 다름이 오히려 좋았다고 했습니다. 옛날 시골 할머니집 같은 정겨운 분위기가 인사동이라는 동네와 잘 어울렸고, 엄마와 함께라서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인사동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할 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런 분위기가 반가울 거라는 추천도 곁들였습니다.
이 집이 인사동 골목을 지켜온 세월은 반세기에 가깝습니다. 한자리에서 오래 장사를 이어 온 곳이라는 사실을 방문객들도 하나같이 짚었는데, 그 시간이 단정한 인테리어보다 진한 인상을 남기는 듯합니다. 전용 주차장은 없지만 바로 앞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서, 차를 가지고 오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같은 간장게장 솥밥 한 그릇을 두고도 누군가는 회식의 시작을, 누군가는 오랜만에 엄마와 마주 앉은 점심을, 누군가는 혼자만의 조용한 한 끼를 떠올립니다. 양반댁이라는 이름값을 하듯 넓은 내부를 가졌으면서도, 결국 이 집을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은 화려함이 아니라 할머니댁에 온 듯한 그 정겨움인 듯합니다.
양반댁
한정식종로3가역과 안국역 양쪽에서 걸어 5분 안팎, 쌈지길에서는 3분 거리인 인사동 골목 안쪽의 한식당입니다. 간장게장·보리굴비·돼지갈비 솥밥정식을 대표로 육회, 삼합 같은 일품요리를 함께 냅니다.
번듯하게 차려놓은 한정식집이라기보다는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가서 밥 한 상 받아먹는 것 같은 느낌인 곳
- 주소
-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19-18
- 영업
- 매일 11:30 - 21: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토·일 없음) / 라스트오더 20:00 / 02-733-5507
- 가격
- 보리굴비 솥밥정식(1인) 28,000원 / 돼지갈비 솥밥정식(1인) 28,000원 / 간장게장 솥밥정식(1인) 38,000원
- 비고
- 전용주차장 없음, 앞쪽 공영주차장 이용 / 120석 규모, 세미룸 있음 / 식사류 1인 주문 가능